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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혁신펀드, 명칭 둘러싼 이견 구조조정 연상해 부담…최종구, 구조혁신 의미 '긍정'평가

화성(경기)=이장준 기자공개 2018-11-14 15:42:3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12: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이름에 '구조'라는 용어를 쓴 것이 부담스럽다."

지난 13일 서진산업 화성공장에서 열린 '자동차 부품업체 현장방문 및 간담회' 현장. 한상학 서진산업 대표는 유독 '구조'란 단어에 대해 부담감을 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서진산업의 기업구조혁신펀드 1호 투자기업 선정을 계기로 금융권의 자동차부품업체 지원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비롯해 자동차부품사 대표들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 대표는 "펀드명이 기업구조혁신펀드인데 '구조'하면 구조조정이 먼저 연상된다"며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서진산업처럼) 건실한 기업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용어를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업구조혁신펀드를 담당하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왔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사전적, 사후적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펀드가 맞다"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구조조정보다는 혁신성장이라는 용어를 써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펀드출범 과정에서 '구조'라는 용어를 바꾸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이동춘 성장금융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아 용어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며 "영어도 써보려고 해외사례도 찾았지만 의미를 대체할 만한 용어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구조'란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구조조정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투자를 받는 기업들은 뭔가 구조조정이 필요한,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서진산업 관계자는 "간담회 얼마 전부터 금융회사로부터 연락이 많이 왔는데 구조가 들어가면 구조조정이 아니냐고 하더라"며 "자동차업계가 힘들다고 도매금으로 취급되는 바람에 건실한 기업들도 금융권에서 외면 받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다른 의견을 보였다. 앞서 이 대표가 "결국 대체할 용어를 찾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자 최 위원장은 "(구조라는 용어가) 훨씬 더 좋다"고 응했다. 그는 "구조라는 용어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도태시킨다는 뜻이 아니라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확실히 잘되게 만들겠다는 게 본질"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를 인식시킬 필요도 있다"며 펀드명에 구조가 들어간 것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최 위원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은 기업 정상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조혁신"이라며 "한국성장금융, 유암코뿐 아니라 턴어라운드 운용사가 시장에 더 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자본시장 중심 기업혁신성장을 위해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들이 참여해 조성한 펀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과 시중은행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5415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모(母)펀드를 조성했다. 여기에 민간 운용사들이 매칭을 통해 자(子)펀드를 구성, 총액 1조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 1호 투자기업이 된 서진산업은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6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받게 된다. 성장금융이 운용하는 모펀드가 300억원을, 나머지 절반은 민간자금으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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