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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CMO, 바이오의약품 수주 차질 빚나 [삼바 제재 후폭풍]"글로벌 제약사, 윤리·컴플라이언스 중요시"…삼바 "고객이 부담 느낄 우려 있다"

강인효 기자공개 2018-11-16 08:20:5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수주하는데 빨간 불이 켜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분식회계'라는 딱지가 붙은 만큼 미국과 유럽 등 의약 선진국 소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을 맡기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미 체결된 CMO 계약 건의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회계 이슈로 인해 공장 운영 자체가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장 큰 규모의 3공장이 지난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활발한 글로벌 수주가 필요한 상황에서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015년 당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하는 데 있어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최종 판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 36만리터 생산시설 갖춰…25개사 36개 제품 CMO 수주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상업제품 생산설비 36만리터(1공장 3만, 2공장 15만, 3공장 18만)와 임상용 생산설비 2000리터를 합한 총 36만2000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는 세계 최대 CMO 기업이다. 특히 지난 10월부터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cGMP)'을 획득하기 위해 시운전에 들어간 3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3공장의 경우 cGMP 생산에 돌입해 글로벌 제조승인 획득을 위한 생산을 약 2년간 진행하고 제조승인 획득 후에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글로벌 제약사 BMS와 로슈를 시작으로 선파마에 이르기까지 25개 기업으로부터 36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수주받았다. 이 중 상업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1공장과 2공장에서는 몇 개사 몇 개 제품이 생산 중인지는 비공개 사항이라 알 수는 없다. 다만 2015년 1000억원에 못 미치던 매출(913억원)이 지난해 5배 이상 늘어난 46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볼 때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료의약품(DS)에 대한 제조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FDA로부터 완제의약품(DP)에 대한 제조 승인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총 원료의약품 12건, 완제의약품 4건을 포함해 총 19건의 제품 기준에 대한 글로벌 인증을 획득했다. 완제의약품의 경우 유럽의약품청(EMA)에서 2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 1건에 이어 이번에 미국까지 포함해 총 4건의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EMA와 PMDA에 이어 FDA에서까지 완제의약품 승인을 받게 됨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3대 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에 완제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내부 전경(수정본)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내부 전경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기존 수주 물량 문제 없다지만…컴플라이언스 이슈 탓 향후 수주에 영향 끼칠지도"

세계 최대 규모의 CMO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금융당국의 고의적인 분식회계 판단으로 기존 계약이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수주한 CMO 물량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30∼40개 글로벌 기업과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이슈를 어느 정도 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앞으로 수주에서 약간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사람 생명을 좌우하는 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윤리경영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기본인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붙은 분식회계 딱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 고위 임원은 "제약산업은 대표적 규제 산업인 데다 글로벌 제약사는 거래처의 윤리기준뿐 아니라 컴플라이언스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증선위 결정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CMO 사업은 자체 생산 역량이 부족하거나, 의약품 연구개발(R&D) 및 마케팅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생산을 전략적으로 아웃소싱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을 고객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이다. 최근 각국의 의약품규제기관은 제약사들에게 의약품 공급 안정성 강화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FDA는 단일 사이트(Site·생산공장)에서만 생산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대응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강화 흐름에 따라 CMO를 활용해 복수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기존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될수록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시장의 확대가 전체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수요 증가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CMO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고의적인 분식회계 결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신뢰를 잃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2048억달러로 전체 제약 시장에서 18.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9.0% 성장해 시장 규모 4888억달러, 제약 시장 비중은 29.7%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 규모(2015년 기준 74억달러)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15.1% 성장해 303억달러(2025년 기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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