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웅열, '우회 VC' 소유구조 손보나 해외법인 통해 공정法 규제 회피…이 회장, 인수시 문제 해결
박창현 기자공개 2018-12-03 08:13:1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웅열 회장이 경영 일선 퇴진을 선언하면서 코오롱그룹 지주사 체제 완결의 마지막 미비점인 '금융사 우회 소유 구조'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주사 전환 후 금융사 소유 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계열 벤처캐피탈을 해외법인에 넘겼다.하지만 공정거래법이 국내법인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활용한 미봉책이었을 뿐 실질적인 그룹 소유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에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는 이 회장이 이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하고 나갈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2009년 ㈜코오롱을 중심으로 지주사 지배체제를 구축했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기업 분할과 주식 맞교환 절차를 진행했고, 곧 지주사 체제가 완성됐다. 단, 유일한 금융 계열사였던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처리 해법 만큼은 쉽게 찾지 못했다.
당시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지분은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그룹 계열사들이 나눠서 갖고 있었다. 코오롱글로텍이 지분 58.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도 각각 20.8%, 8% 씩 보유했다. 나머지 지분 12.5%는 이 회장 몫이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와 소속 종속회사들은 벤처캐피탈을 포함해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서는 안된다. 이에 코오롱그룹은 2013년 들어서야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지분 매각 결정을 내렸다. 이 때 이 회장을 제외한 주주사들이 보유 지분을 모두 홍콩 투자 계열사인 '코오롱차이나'에 넘겼다.
|
금융사 지분을 해외 계열사에 파는 방법은 규제 회피 묘수가 됐다. 공정거래법은 국내법인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회피와 별개로 실질적인 소유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다.
코오롱차이나의 경우, 해외법인이 맞지만 주주는 모두 국내 코오롱 계열사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가장 많은 55.75% 지분을 출자했고, 코오롱글로텍이 30% 지분을 가져갔다. 여기에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글로벌, 코오롱플라스틱 등 핵심 계열사들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코오롱차이나'라는 중간다리가 하나 더 생겼을 뿐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코오롱그룹 계열사라는 본질은 바뀐 것이 없었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코오롱그룹이 법 취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 회피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이 회장이 경영 퇴진을 선언함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처리한 금융사 처리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지 여부가 VC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이 회장이 개인 보유분12.5% 외에 코오롱차이나가 갖고 있는 87.5% 지분을 모두 취득하면 된다.
대상그룹이 좋은 선례다. 대상그룹도 코오롱그룹과 마찬가지로 벤처캐피탈 계열사 'UTC인베스트먼트'를 갖고 있다. 현재 UTC인베스트먼트 최대주주는 오너 2세 임상민 전무로 지분율이 100%다. 오너 책임 소유 체제를 구축하면 지주사 요건 위협 없이 충분히 공존이 가능한 셈이다.
자금 부담도 크지 않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은 3000억원이 넘는다. 다만 외부조달 자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순자산이 반영된 기업가치는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감독기관인 공정위가 대기업 우회 지배 문제에 대해 감시 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공정위는 올해 일감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과거 징검다리 계열사를 놓거나 간접 지배 형태를 통해 규제 회피를 했던 계열사들도 개정안이 통과되면 모두 제재 명단에 들어오게 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 [DL이앤씨 인사 격변]마창민 대표도 떠난다, 조직 전면 쇄신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