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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2대주주의 늪…감시 역할 부재 견제와 간섭 사이, '운용의 묘' 못살리나

정미형 기자공개 2018-12-05 08:21:4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과 금호타이어 등 KDB산업은행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이 주요주주로서의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 17.0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호타이어도 산업은행 지분 7.43%를 포함한 채권단이 2대 주주로 있는 곳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국GM의 2대 주주면서도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은행이 한국GM 2대 주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한국GM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고민하고 견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GM 측으로부터 법인 분리에 대한 사전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데다 노조원들에게 막혀 법인 분리가 안건으로 있는 주주총회장에 참석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5월 산업은행은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8100억원의 공적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노사 사이에 끼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다만 뒤늦게 2대 주주 역할을 다하기 위해 GM 측을 상대로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이에 얼마 전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결의에 대해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여기에 최근 금호타이어 노조가 산업은행에 경영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주요주주로서 산업은행의 역할론이 다시 한번 불거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말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경영정상화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한 이후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4월 더블스타는 6463억원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산업은행과 정부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면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공헌했다며 이에 대해 산업은행에 현재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견제하는 등의 책임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7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매각으로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사측에서는 내년이면 이 돈이 없다고 한다"며 "채권단이 책임 의식을 가지고 금호타이어 내부의 무능력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도 이 상황이 유지되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과거의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에 정책 자금이 들어간 만큼 다른 주주들과는 요구하는 역할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에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이나 경영개선 활동 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그에 대해 감독 및 관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산업은행이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간이 아닌 정부가 주요주주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자칫 지나친 경영개입이나 경영 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선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지분을 들고 있으면 주주권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높은 수준의 지분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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