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산업개발, 주주간 계약 시비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 봄코리아 투자 계기는 ‘알뜰폰’…주주간 계약 해지 놓고 충돌
최익환 기자공개 2018-12-05 14:54:39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경산업개발 경영권 분쟁은 주주간 계약 위반 시비에서 시작됐다. 해당 계약은 봄코리아가 일경산업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근거지만, 양측은 상대방이 먼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계약을 해지했다.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판으로 이어진다면 주주간 계약의 귀책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김형일 회장과 박상돈 대표가 처음 만난건 2017년 10월. 당시 알뜰폰 자회사 이지모바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던 김형일 회장은 LG유플러스 관계자로부터 봄코리아를 소개받았다. 이지모바일은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사업자로, 군 PX 내에서 휴대전화를 대여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양측은 서로를 필요로 했다. 김형일 회장은 자회사 이지모바일에 대한 신규자금 수혈이 절실했고, 봄코리아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 개통 중단 때문에 새로운 망사업자를 찾아야 했다. 결국 양측은 해를 넘겨 의견을 교환했고, 지난 1월과 3월 각각 3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과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봄코리아가 일경산업개발 1대주주에 오르는 데에 합의했다.
1대주주 변경의 전제는 주주간 계약이었다. 계약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측 모두 △이사회 동수 구성 △3년간 공동경영 △사업진행과 인사 시 협의 △기업가치 제고 △봄코리아의 재무관리 △김형일 회장의 기존 사업 경영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말한다. 양측은 공동경영 뒤 회사를 분리할 때, 김형일 회장이 기존 사업을 분사해 나가는 것으로도 합의했다.
3월부터는 주주간 계약에 따른 공동경영이 시작됐다. 투자금 100억원이 있는 기업은행 통장은 봄코리아 측이 관리했고, 기존 사업자금을 운용하던 광주은행 통장은 일경산업개발 측이 관리했다. 공사대금과 선급금 등 운영자금은 기업은행 통장에서 광주은행 통장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지급됐다.
갈등은 올해 5월 일경산업개발이 선급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일경산업개발은 봄코리아 측에 3400만원 가량의 공사대금을 광주은행 통장으로 이체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중랑구 물재생센터 공사를 수주받은 데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재무관리 권한을 가진 봄코리아 측은 광주은행 통장을 문제 삼으며 모든 대금 지급도 본인들이 맡겠다고 나섰다.
일경산업개발 관계자는 "새 CFO를 자처하는 사람이 재무권과 인사권을 총괄하겠다고 나섰다"며 "광주은행 통장을 내놓지 않으면 공사대금 선급금을 이체할 수 없다고 버티기 시작한 행위는 명백한 해사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봄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재무에 대한 모든 권한은 봄코리아에 있었다"며 "협의 없이 선급금 지급을 요청했고 재무관리에도 따르지 않아 취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주주간 계약 시비는 상호간 시정 요구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측 모두 시정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일경산업개발과 봄코리아는 각각 7월 16일과 8월 24일자로 상대방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황이다. 이후 일경산업개발은 주주간 계약 효력 자체를 무력화하는 ‘계약 해제' 통보까지 보낸 상황으로 전해졌다.
일경산업개발과 김형일 회장 측은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박상돈 대표와 봄코리아 법인을 사기죄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봄코리아 역시 주주총회가 끝나는 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주간 계약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법정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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