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DB운용 이사진, 관료 출신 중심…낮은 계열사 영향력 [지배구조 분석] ③ 10년간 금융업계 출신 1명

서정은 기자공개 2018-12-10 11:06:4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7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관료 출신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열사에 의존하는 대신 독자생존을 요구한 DB그룹의 방침에 따라 이들을 통해 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외이사들이 보통 3년 내외의 임기를 유지하는 것에 비해 장기간 활동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더벨이 DB자산운용의 지난 10년간 역대 사외이사진(2009년 말~2018년 9월 말)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인물은 총 8명이다. DB자산운용은 전체 이사진을 5명으로 구성하고, 이 중 3명을 사외이사로 채웠다. 법상 금융회사의 이사회는 6인 이하, 이 중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사외이사들의 경력을 보면 주로 행정고시 출신이 두드러진다. 그룹사에 속한 운용사들이 계열사 출신들을 영입해 이사진을 꾸리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직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김정국, 오갑원, 장병완, 편호범씨 등이 모두 관료 출신이다. 김정국 전 사외이사는 행정고시 9회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예산실장, 제1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00년부터 동부화재 사외이사를 맡아오다 2010년 DB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약 1년간 활동해왔다.

오갑원씨와 장병완씨도 행정고시 17회 출신이다. 두 사람은 사외이사를 맡기 전 각각 통계청 청장과 호남대학교 총장을 거쳤다. 편호범씨 또한 행정고시 18회로 감사원에서 장기간 공직생활을 해왔다. 수원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어 학계와 관료 출신이라는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사람 중 금융투자업계 출신은 윤태순씨가 유일하다. 윤씨는 다임인베스트먼트 부사장, 한화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제4대 자산운용협회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약 4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DB자산운용의 5명 이사진 중 사외이사는 총 3명으로 전상경, 윤여권, 노태식씨 등이다. 나머지 2명은 오재환 대표이사와 조영현 부사장(사내이사)이다. DB자산운용은 외부와 내부 인물 비중을 3대 2로 10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DB1
<자료 - DB자산운용, 금융투자협회>

현재 학계 출신으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은 전상경씨다. 그는 한양대학교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재무관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경영학회 이사, 한국재무학회 부회장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2010년 7월부터 약 1년간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노태식씨는 금융감독원에서 비은행감독국 국장, 기획조정국 국장, 비은행담당 부원장보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이후 은행연합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올해 사외이사로 등재된 윤여권씨 또한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인 그는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 주뉴욕대한민국총영사관, 기획재정부 등을 거쳐 아시아개발은행 예산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서울신문 부사장으로 재직,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DB자산운용이 이처럼 관료 출신 위주로 이사진을 채운건 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부 학계 출신들을 통해 전문성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DB자산운용은 이들을 회사 제반업무를 감사하는 감사위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DB자산운용은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요구에 따라 계열사 후광 대신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회사의 방향을 맞추고 있다. 계열사 출신을 영입해 이사진을 구성하는 운용사들과 대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DB자산운용의 펀드판매회사 현황을 보면 계열사인 DB금융투자 비중은 13%에 그친다. 일임재산 현황을 봐도 이는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전체 일임재산에서 보험특별계정 자산은 1조1600억원 수준이다. 회사의 전체 수탁고 13조원 중 계열 보험사 자금이 10% 남짓 수준인 셈이다.

다른 운용사에 비해 사외이사들의 재임기간이 길다는 점도 특징이다. 약 10년간 활동하고 있는 전상경 사외이사 외에 노태식 사외이사도 2013년 이후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태순 전 사외이사와 오갑원 전 사외이사도 각각 4년, 6년 이상 사외이사로 재직해왔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계열사 출신의 사외이사들이 10년간 단 한명도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이사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 경영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