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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 '국민혈세'로 모면한 자본잠식 [이민주 해외자원 투자 리뷰]③무보 보험으로 美 셰일가스 손실 보전, 에이티넘 1억4000만 달러 보상

박창현 기자공개 2018-12-12 08:38:19

[편집자주]

'1조 거부'. 이민주 회장을 따라다니는 대표 수식어다. 2008년 현금부자가 된 이 회장은 사업가에서 투자가로 변신한다. 그는 평범한 투자를 거부했다. 고심 끝에 미개척 분야였던 '해외자원'에 과감하게 베팅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노렸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수천억대 손실과 청산 등기 뿐이다. 실패로 끝났지만 국내 투자사에 의미있는 도전이었다. 이 회장의 해외자원 투자구조와 실적, 대주단 정산 이슈 등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1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민주 회장이 국민혈세 덕분에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미국 셰일가스 투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무역보험공사 보험을 들어둔 덕분에 1억40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다. 특히 해당 투자 주체였던 에이티넘파트너스는 투자 실패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보상금을 받으면서 재무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만 이 회장과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주도한 민간 투자에 대해 정부기관이 국민혈세로 손실을 대신 떠안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회장 개인 투자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는 2016년 들어 설립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던 미국 셰일가스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수 천억원 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2011년 미국 '미시시피 라임(Mississippi Lime) 유가스전' 투자를 단행했다. 대주주인 원유·가스 탐사업체 샌드리지 에너지(SandRidge Energy)와 광구 개발 수익을 함께 나누는 조인트벤처(JV) 투자 구조였다. 이를 위해 당시 중간 투자회사 '에이티넘미드콘'을 설립하고 총 226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자산 가치가 급감했다. 급기야 2016년 공정가치가 하락해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투자금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투자 자산 가치가 '0(제로)'이 되면서, 손상 금액 만큼을 당해 손실로 처리했다.

그 여파로 에이티넘파트너스는 2016년 무려 1840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재무구조 또한 타격을 받았다. 결손금이 쌓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그 해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액만 83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1년 후 에이티넘파트너스는 거짓말처럼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영업외수익으로만 2280억원이 들어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위기에서 구한 백기사의 정체는 바로 '국민혈세'였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미국 셰일가스 투자 당시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투자 보험을 들었다.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던 인수금융 대주단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최초 투자 때는 한국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과 과학기술인공제회, 신한생명보험 등이 대주단을 꾸렸다. 대출금액은 1682억원이었다.

이후 2014년 대주단 구성이 바뀐다. 초기 대주단이 여신 만기 연장에 난색을 표하자 이 회장이 직접 개인 보증까지 서며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이 때 참여한 금융기관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신한은행, 흥국생명,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이다.

차입금

하지만 2016년 결국 미국 셰일가스 투자는 실패로 돌아갔고 무역보험공사에 손을 벌렸다. 단 보상금은 보험 약정에 따라 총 투자금액의 80%만 지급됐다. 투자 대출금 1682억원 가운데 1345억원만 보전되는 셈이다. 이에 이 회장은 보험금 지급 전에 직접 사재 500억원 투입해 대주단 원리금 일부를 상환해줬다. 실제 2016년 대주단 대출 금액은 보상금 지급 액수와 동일한 1345억원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실제로 보험금 지급이 완료되자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천문학적인 이익이 발생한다. 갚아야 할 빚이 탕감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6년 말 245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지난해 200원으로 줄었다. 반면 현금흐름표상 실제 차입금 상환 용도로 빠져나간 현금은 15억원이 전부다.

에이티넘파트너서는 해당 수익을 회계법인과 협의를 통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 계정으로 잡았다. 지난해 실질적인 지분 매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 2188억원이 발생한 이유다.

다만 무역보험공사 보상금을 통한 에이티넘파트너스 손실 보전은 시장 안팎에서 큰 논란거리가 됐다. 민간 영역의 모험투자 손실을 사실상 정부가 떠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100%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된다. 결국 해당 이슈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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