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2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엠(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국내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으로 잠정 중단됐던 법인 분할과 투자 유치를 매듭지었다. 이에 따라 그간 멈췄던 GM의 한국GM 시계가 재가동되며 구조조정 업무도 시일 내 마무리 될 전망이다.

한국GM은 2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맺은 '10년 존속' 약속을 재편된 새 틀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GM 내 한국GM의 역할은 기존 생산에서 연구·기획 중심으로 바뀌었고, 이는 내년 상반기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의 출범과 함께 본격화할 예정이다.


26일 산업은행은 한국GM에 약속한 투자금의 나머지인 4045억1246만원을 최종 출자했다. 이는 지난 4월 양기관 간 합의내용을 토대로 한국GM 이사회가 5월21일 내린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GM본사 측은 이미 약속한 3조8838억7632만원을 납입한 상태다.

이번 잔여 주금 납입으로 산업은행은 총 8090억2493만원을 한국GM에 투입했다. 산업은행은 투자 대가로 한국GM 우선주 2381만3762주를 받았다. 다만 이는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약 8대 2로 나눠진 GM, 산업은행 간 지분율에는 변함이 없다.

산업은행 출자금 가운데 일부는 분할·신설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로 들어갔다. 한국GM은 지난 21일 인적분할과 함께 보통주 7만4993주, 우선주 2만4932주 소각을 결정했다. 소각된 자본은 떨어져 나온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몫으로, 이 중 우선주분 자본 8억4701만원이 최근 한국GM, 산업은행이 투입한 돈이다.

2대 주주 산업은행과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자본 정리가 끝나면서 잠정 중단됐던 한국GM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내부 의사결정만으로 가능하며, GM아태본부(헤드쿼터) 유치가 최대 관건이다.

GM아태본부는 GM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판매·기술개발을 지휘하는 그룹 직할 조직으로, 지난 5월 한국GM과 산업통상자원부 간 체결한 상호양해각서(MOU)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유치를 결정했다.

2014년 8월 설립된 GM아태본부는 현재 'GM인터내셔날'이란 법인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GM의 아프리카, 호주, 인도, 태국, 중동 지역 생산과 판매 등 기획 전반을 담당하며, 지난해 말 남미 지역 유관 업무까지 흡수해 범위가 확장됐다.

하지만 지난해 GM 본사의 '1억달러 비용 절감' 기치 아래 GM인터내셔날 인력 약 70%가 감원돼 현재는 50명 안팎이 근무 중이다. 이에 따라 GM아태본부가 국내에 들어서더라도 관련 추가 투자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GM은 중국과 미국 두 대형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싱가포르 아태지역본부의 기능 상당 부분을 앞서 중국으로 이전해 놓았다. 국내에 들어올 GM아태본부도 중국 외 아시아태평양 기획 업무를 맡게 된다.

그럼에도 GM아태본부의 출범은 신 한국GM의 본격적인 출발이 될 전망이다. GM아태본부 출범 시 생산법인(한국GM), 판매법인 캐딜락코리아(옛 GM코리아), 연구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획법인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등 4개 기능이 분할된 형태로 완성된다. 현재와 비교해 대폭 슬림화·분할화 된 형태다.

한편 탈바꿈한 한국GM이 10년 후 국내에 잔류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GM 본사가 국내·외에서 보이고 있는 행보에 비춰 볼 때 철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GM은 본사를 둔 미국에서도 2019년 5개 공장을 철수 계획을 밝힌 상태다. 철수 대상은 4개주 총 5개 생산시설로, 6700명 이상의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지만, 강행을 예고했다.

아울러 GM은 2019~2020년 사이 전체 차종(45개) 대비 67%에 달하는 31개 모델을 바꾼다고 밝혔다. 생산 모델 변경 시 설계를 비롯 공장별 생산라인 조정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