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종합선물세트, 회수 대박으로 화답 ⑨ JKL파트너스의 원방테크 매각
이민호 기자공개 2018-12-31 08:34:15
[편집자주]
이제 더 이상 PE를 제쳐놓고 국내 M&A시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PE 비중이 커졌다는 방증인데, 2018년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국내 PE시장 이력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물론 셀러(Seller)로서의 PE의 시장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2018년 한국 M&A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요 PE 엑시트 딜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방테크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처음으로 매각된 건 2011년의 일이다.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은 그해 특수목적법인(SPC) 원방홀딩스를 설립해 원방테크 기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지분 50%+1주를 약 310억 원에 인수했다.JKL파트너스는 2014년 1월 SPC 원방지주를 통해 원방홀딩스 보유분(47.7%)을 포함한 원방테크 지분 74.4%를 약 633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재원은 JKL파트너스가 운용하고 있던 블라인드펀드(JKL그로쓰챔프2011-1호PEF)에서 350억 원을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인 383억 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인수금융 금액의 대부분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과 NH농협은행이 책임졌다. JKL파트너스는 구주 인수 약 한 달 후 원방지주가 원방테크의 1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77.8%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JKL파트너스는 원방테크가 보유한 산업용 클린룸(ICR·Industrial Clean Room) 기술력을 주목했다. ICR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공조설비다. JKL파트너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클린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ICR 시장은 신성이엔지와 원방테크가 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원방테크가 무차입으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도 한 몫을 했다.
◇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와 해외사업 강화
JKL파트너스는 유상증자 당시 실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낮은 가격으로 배정했다. 우리사주조합 취득 주식에는 조건부 태그얼롱(tag-along·동반매각청구권) 권한도 부여했다. 기업가치의 제고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회사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JKL파트너스는 밸류업 전략의 하나로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으로 해당 산업의 설비투자 계획에 따라 원방테크의 실적이 동조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인수 약 1년 후인 2015년 4월 바이오 클린룸(BCR·Bio Clean Room) 설계 및 시공 전문업체인 옵트의 경영권 지분 약 80%를 12억8000만 원에 인수했다. 옵트 인수 재원은 원방테크 인수 당시 유상증자로 투입한 100억 원에서 일부 활용했다.
인수 추진 단계부터 고려했던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냈다. 원방테크는 JKL파트너스의 투자 이전에도 중국과 싱가포르 등 지역에서 매출을 일부 발생시키고 있었지만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JKL파트너스는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시안에 분사무소를 각각 설치하고 말레이시아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하노이 분사무소의 경우 삼성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 시기와 맞물리며 2015년 상반기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과감한 인사 개편으로 경영 효율 달성
JKL파트너스는 투자 이후 삼일회계법인 출신 임원(전무)을 원방테크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부사장으로 파견하며 관리부분 시스템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해외 계열사와 지점, 본사의 자금관리 시스템을 통합하며 전 계열사 회계 정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꾀했다.
인수 초기 조직 안정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를 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지만 유임한 대표이사가 JKL파트너스의 투자 철학과 배치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 과감한 인사 개편도 단행했다.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텁고 업무 수행 경험이 풍부한 원방테크 전 임원을 영업 담당 각자대표이사로 영입했으며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이사를 관리 담당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직 개편을 끝마친 2016년에는 매출액 1330억 원과 영업이익 151억 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NVH코리아에 매각하며 성공적 액시트
엔브이에이치코리아(NVH코리아)는 올해 5월 JKL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원방테크 지분 75.71%와 태그얼롱 권한을 보유하고 있던 우리사주조합 등 지분을 포함한 85.05%를 1630억 원에 인수했다. JKL파트너스가 원방테크를 인수한 지 약 4년 5개월여 만이었다. JKL파트너스의 인수 직전년도(2013년) 95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7년 연결 기준 1780억 원까지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66억 원에서 184억 원으로 늘었다.
NVH코리아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산업용 및 바이오 클린룸 기술을 보유한 원방테크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VH코리아는 원방테크 지분 인수를 위해 SPC인 엔브이에이치원방테크를 설립했다. 엔브이에이치원방테크는 NVH코리아(146억 원), NVH코리아 계열사 GH신소재(48억 원), NVH코리아 관계사(6억 원)가 200억 원을 출자한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출자금을 830억 원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인수금융으로 800억 원을 조달해 인수대금 1630억 원을 마련했다.
JKL파트너스는 보유지분 75.71%에 대해 1439억 원을 손에 쥐었다. 머니 멀티플 3.1배, IRR(내부수익률) 28.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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