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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현대重그룹, 생존전략 키워드 '신기술투자' [2019 승부수]LNG선·변압기·굴삭기 스마트화, '현대미래파트너스'로 의료빅데이터 진출

심희진 기자공개 2019-01-04 08:51:28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3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삼호중공업의 분할합병, 현대미포조선의 현대중공업 지분 매각 등으로 지주사 체제 구축 작업을 상당부분 마무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본격적인 각자도생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생존전략 키워드는 신기술 투자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선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저소음·저손실 변압기를 개발하고 현대건설기계는 ICT(정보통신기술)와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굴삭기를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신설 자회사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의료빅데이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4월 변곡점을 맞았다. 사업별 독립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체제 구축 작업에 착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조선·해양·플랜트·엔진)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시스템) △현대중공업지주(지주회사)로 분할됐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지주사와 자회사 주주 간의 주식교환, 현대미포조선의 보유지분 정리, 금융계열사 매각 등이 순차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8월에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현대중공업에 흡수합병했다. 동시에 현대미포조선은 들고 있던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을 지주사에 넘겨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현대중공업이 비상장 손자회사인 태백풍력발전과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의 지분율을 40%로 늘리거나 전량 매각하는 것뿐이다. 두 계열사 모두 자산규모가 미미해 지분 정리가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실상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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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출처=현대중공업)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의 각자도생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핵심사업인 조선부문은 시황 회복에 힘입어 LNG선 25척, LPG(액화석유가스)선 15척, 유조선 64척, 컨테이너선 50척, 벌크선 4척, 호위함 2척, 카페리선 1척 등을 신규 일감으로 확보했다. 총 137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탄탄한 기술력과 공격적 영업활동으로 연초 수주목표(132억달러)를 초과달성했다.

다만 실적 반등에는 실패했다. 강재가격 인상, 더딘 선가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해양플랜트 잔고가 지난해 10월 수주한 4억7000만달러의 델타하우스(Delta House II) 프로젝트뿐이라는 점도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현대중공업이 연 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이 처한 상황도 비슷하다. 글로벌 플랜트 발주량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 수요 감소, 해외법인 매출 이월, 미국 관세부과 등의 영향으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세계 최대 굴삭기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을 높였지만 러시아,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불안으로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신기술 투자를 통해 반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3일 신년사에서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시행을 앞두고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NG연료 추진선과 가스엔진 등 친환경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시장 선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NG선은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을 먹여살린 핵심 품목이다. 2017년 17척에 그쳤던 글로벌 발주량이 지난해 65척으로 4배가량 늘어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기조 확대와 중국의 친환경 소비정책 등으로 LNG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연구개발(R&D) 센터 착공을 계기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배기가스 세정설비 등의 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타사 대비 LNG선 관련 R&D 투자를 상당시간 지속해온 곳"이라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장 양호한 수주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저소음·저손실 변압기 개발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 증설, 운영시스템 개선 등에 연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는 ICT, AI 등 최첨단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굴삭기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7월까지 통합 시스템 구축 및 R&D 고도화에 150억원 안팎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차세대 기술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일 경영자문업체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100% 자회사로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체 먹거리인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지난해 8월 착수한 의료빅데이터 사업을 통해 성장동력을 계속 모색할 방침이다. 최근 확충된 이익잉여금 2조원도 대부분 신사업 추진에 사용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주사 본연의 일인 신수종 사업 발굴을 위해 현대미래파트너스를 설립했다"며 "당분간 현대미래파트너스는 의료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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