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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동부제철 자산매각에 방점 두나 내부 회의서 경영권 매각 '불발' 가능성 높다고 판단…사전 포석 관측

안경주 기자공개 2019-01-11 11:04:58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8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에 나섰지만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합병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번 매각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채권단에서도 동부제철 자산 매각을 위한 사전 포석 차원에서 '경영권 매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7일 동부제철 홈페이지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경영권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투자유치 계획을 공고했다. 매각 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과 산업은행 M&A컨설팅실이 맡았다.

채권단과 매각주관사는 이달 21일까지 국내외 인수 후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된다"며 "자체 산정한 최저입찰가격에 근접하거나 웃도는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우선협상권을 부여하고 추가 협상에 나서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의 새 인수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동부제철 주주는 산업은행(39.17%), 농협은행(14.90%), 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 등 채권단이 약 8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채권단 내부적으로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는 점이다. 채권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상당수 채권금융기관의 경우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사전 태핑 과정에서 국내 철강사의 경우 (동부제철) 인수 의사가 없고 해외 기업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 추진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다른 채권금융기관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이 쉽지 않다고 본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선 동부제철 유상증자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의 설비 노후화로 인해 향후 수리·유지비용이 만만치 않게 필요하다는 점이다.

앞선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동부제철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동부제철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는 뭘까. 매각이 불발될 경우 동부제철 자산만이라도 처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경영권 매각을 시도해야 자산만 따로 떼어내 매각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대다수 채권단도 동부제철의 경영권 매각만 고집하기 보다는 자산매각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제재 여파로 무산되기는 했으나 2017년 매각시도 때도 이란 철강업체들이 동부제철의 당진 전기로 시설에 관심을 보였던 탓이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2017년 전기로 설비 매각을 추진할 당시 이란 철강사 2곳이 관심을 보였다"며 "쉽지 않겠지만 경영권 매각 보다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은 연 2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는 국내 5위 철강사다. 연간 300만톤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기로 설비, 180만톤의 냉연강판 생산 설비를 갖춘 당진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컬러강판, 형강 등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도 동부제철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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