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단 차지한 이서현, 그룹내 '입김' 더 세진다 '대표권 제한' 등기절차 마무리…재단 보유 계열사 지분 결정권 확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1-14 08:22:2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가(家) 막내딸인 이서현 전 삼성물산 사장(사진)의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취임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등기상 '대표권 제한 규정' 부여까지 완료하면서 이 이사장은 이제 삼성복지재단의 최종 의사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이 이사장은 이곳을 맡아 향후 삼성드림클래스, 삼성어린이집 등 그룹 복지 사업에만 전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복지재단이 삼성화재와 삼성SDI 등 일부 지분을 들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이사장이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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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사장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 부임하며 등기상 대표권 제한 규정 역시 부여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이 이사장 외에 삼성복지재단 의사결정을 최종 재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 이사장 부임과 동시에 기존 이사장을 맡았던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재단에서 물러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이사장의 삼성복지재단 이동은 지난해 12월 초 단행된 삼성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일이다. 삼성그룹은 당시 사장단 인사에서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이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이후 등기부등본상 이사 등재 등 법적 절차를 미루다가 신년을 맞이해 이 역시 완료한 것이다.
이 이사장이 삼성물산 임원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삼성그룹이 패션부문(옛 제일모직)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대표적이었다. 삼성물산 측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패션부문 매각설 외에도 이 이사장의 삼성복지재단 이동이 삼성그룹 남매간 계열분리 불씨가 꺼졌다는 걸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삼성그룹 패션부문은 오래 전부터 이 이사장이 떼어갈 사업부란 인식이 많았다. 이 이사장이 파슨스디자인스쿨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삼성그룹 패션부문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기 때문이다.
정작 이 이사장은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또 언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삼성물산 등 기존에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던 계열사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절차도 이미 상당 수준 진척시킨 상태다. 이 이사장의 경영일선 퇴진은 이 부회장 입지를 보다 강화하는 양상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삼성 지배구조 재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여전히 크게 갖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 재편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계열사들 지분을 상당수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5.47%, 삼성SDS 지분 3.9%를 확보 중이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지주사,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합병 등을 통한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이 될 것으로 거론되는 계열사다.
이런 가운데 이 이사장이 차지한 삼성복지재단도 일부 계열사 지분을 들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삼성화재(0.35%), 삼성SDI(0.24%), 삼성물산(0.04%), 삼성전자(0.06%) 등 지분이다. 비록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삼성화재 지분은 454억원, 삼성SDI 지분은 392억원대 가치를 갖고 있다.
삼성그룹이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을 단행하는 과정에 삼성복지재단 보유 계열사 지분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국내 다수 재벌기업들은 복지재단에 핵심 지분을 증여해 총수일가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을 오래 전부터 활용해왔다. 이를 결정하고 이끌 수 있는 위치를 이 이사장이 이번에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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