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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솔베이 EP 사업에 목매는 이유는 2016년 美 CSP 인수 좌절 경험…LG화학 통해 배수진

노아름 기자공개 2019-01-16 14:15:4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5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바스프(BASF)가 매물로 내놓은 솔베이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사업부 인수 경쟁에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든 가운데 인수 의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 LG그룹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3년 전 CSP(Continental Structural Plastics)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 탓에 LG그룹이 이번 EP 사업부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글로벌 시장 크기의 3.5%에 불과한 국내 EP 시장 규모로 인해 LG화학이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 카드를 꺼내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그룹은 지난 2016년 자동차 경량화 플라스틱 업체인 CSP 지분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나섰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CSP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인 그룹사는 LG와 한화로, 두 그룹사는 각각 LG하우시스와 한화첨단소재를 주축으로 세워 일본 테이진(Teijin)과 경합을 벌였다.

IB업계 관계자는 "LG하우시스가 CSP 인수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가격 면에서 일본 측에 뒤쳐졌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된 당시의 아쉬움이 아직까지도 LG그룹 내에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CSP는 프랑스 및 중국에도 사업장을 둔 자동차 열경화성 복합재 제조업체다. 테이진은 탄소와 아라미드 섬유 및 열가소성 플라스틱 사업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고 CSP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9월 테이진은 8억2500만 달러(한화 약 9268억원)에 CSP를 인수하기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거래 절차를 마무리했다.

LG그룹은 국내 EP 분야 시장점유율 1위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LG하우시스를 통해 CSP 인수를 노렸지만 무산되면서 상당한 아쉬움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번 솔베이 EP 사업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국내 EP 시장 크기가 글로벌 시장 규모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점도 LG화학으로 하여금 해외 플라스틱업체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IBK경제연구소는 지난해 3월 발간한 '국내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한국 석유 화학제품이 세계 4위인데 비해 EP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하다"며 "국내 EP 시장 규모는 2014년 50만톤으로 세계 EP 시장의 약 3.5%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 크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도 LG화학을 포함한 국내 주요 화학회사가 크로스보더 딜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다는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한국 EP시장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1%씩 성장했는데 이는 매해 3.9%씩 성장한 세계 EP 시장에 비하면 더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EP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화학, 삼양사, 삼성SDI, 롯데케미칼, 코오롱플라스틱 및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다국적 기업과 경쟁을 이어오고있다.

한편 EP 산업은 합성수지(Base Resin) 및 충진제·보강재 생산, 컴파운드(Compound) 생산을 포괄한다. 특히 기본 소재인 합성수지는 중합 공정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에 대규모의 개발비 및 설비 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해외 시장서도 EP 생산에 나선 업체는 손에 꼽는다. EP 산업은 GEP, 바이엘(Bayer), 뒤퐁(Dupont), 셀라니즈(Celanese), 바스프(BASF) 등 미국과 유럽업체의 시장점유율이 47%로 상당한 수준이다. 미쓰비시(Mitsubishi), 아사히(Asahi), 테이진(Teigin) 등 일본업체의 M/S는 각각 5%를 밑돈다.

LG그룹은 해외 플라스틱업체 M&A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LG하우시스는 앞서 CSP 본입찰에 참여했던 것은 맞지만 해당 인수전 불발과 바스프 EP사업부 매물 검토 건을 연결지어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LG화학은 노무라금융투자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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