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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선수수료 0.8%…"과소평가 말아달라" [thebell interview]이상훈 ABL바이오대표 "글로벌 시장 협력 및 자금 유치엔 최적 전략"

서은내 기자공개 2019-02-11 08:11:16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바이오 이상훈 대표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야구경기로 치면 ABL바이오의 기술이전 성과는 '단타'다. 2루타, 3루타를 날리려면 더 발전해야 한다."

야구 경기에선 단타가 많은 팀이 결국 승리한다. 모든 선수들이 장타와 홈런만 노리다간 오히려 점수를 내지 못한다.

ABL바이오는 기술 수출을 주 사업 모델로 하는 곳이다. 임상 이전 혹은 임상 초기에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하고 있으며 총 계약 규모에 비해 선수 수수료율은 낮은 편이다. 차근차근 현금흐름을 쌓고 실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사진)는 7일 판교 사옥에서 더벨 기자와 만나 그간 ABL바이오가 이룬 기술수출 성과에 대해 '단타를 친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의 신약 기술수출 건수는 총 12건이다. 이 중 2건이 ABL바이오가 이룬 성과다. 국내기업의 기술수출 총 계약금액은 5조3000억원이며 이 중 ABL바이오의 계약규모가 1조2000억원 가량으로 22%를 차지했다. 계약 규모에 비해 선수수수료 수취율이 낮은 것을 두고 시장에선 낮게 평가를 내린다.

이상훈 대표는 "ABL바이오가 지난해 미국 바이오업체 트리거테라퓨틱스(이하 트리거)와 라이선스아웃한 계약의 업프론트(Upfront·선수수수료)는 1% 정도"라며 "일각에선 초기 계약금이 전체의 10%는 돼야 한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아직까지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대 라이선스아웃 계약으로 꼽히는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기술 이전은 업프론트 수수료가 5000만달러(약 560억원)로 총 규모 12억달러의 4% 수준이었다. ABL바이오의 선수 수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회사 업력과 규모, 신약 파이프라인의 진행 단계 등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성과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이전 수수료 및 계약금 규정은 특정한 룰이 있는 것이 아니며 양사 협의에 따른 사항이다.

ABL바이오는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로 조기 기술이전을 사업 모델로 삼고 있다. 2016년 2월 설립 후 현재까지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트리거 등과 5건의 기술이전계약을 맺으며 이목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트리거와 맺은 두 차례 기술이전 계약이 규모 면에서 가장 컸다. 각각 6000억원, 6500억원씩 총 1조2500억원 계약규모의 딜이 지난해 성사됐다. 설립 3년도 안된 바이오벤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트리거와 첫번째 계약은 지난 7월이었다. 신생혈관억제 항암항체 3종과 T세포 관여이중항체 2종에 대한 권리를 이전한 것으로 계약규모는 5억4610만달러(약 6000억원)이다. 11월 잇따라 총 계약규모 5억9500만달러(약 6500억원)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두번째 딜은 ABL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중 진행 단계가 가장 앞선 'ABL001'의 권리에 대한 것이며 국내 임상1a상 진행 중이다.

트리거와의 계약에서 선수수수료 비중은 총 계약규모의 0.8%이다. 첫번째 계약은 전체 6000억원 규모 중 선수수수료가 430만달러(약 48억원)이며 전부 수취한 상태다. 회계적으로는 ABL바이오가 계약상 이행할 의무가 끝나는 기간까지 수익을 나눠 인식해야한다. 이 계약기간은 계약상 비공개이며 선수금 48억원 중 기간 안분된 금액만큼 2018년 매출로 표시된다.

이를 포함한 지난해 매출액은 13억원, 전년 7000만원에 비하면 16배 성장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손실은 240억원, 당기순손실은 1172억원에 달했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줬고 자본 조달 과정에서 RCPS를 발행한 이후 회계상 비용 처리를 한 탓이다. 아직 실적을 내기 어려운 초기 바이오스타트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수출에 대해 제대로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기술수출 권리가 반환받는 사례도 나오면서 라이선스아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개발이 중도에 중단되고 권리가 반환되는 것은 글로벌업계에선 비일비재하며 회사가 단독으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때에도 일어나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 "신약을 단독 개발해 시판으로 연결짓는 것이 힘든만큼 라이선스아웃은 개발 자금 마련의 활로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한국 바이오텍은 대부분 오버밸류 돼 있고 내수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아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인정받고 협력 및 자금 유치 기회를 모색할 방안은 현재로서 기술이전이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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