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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16년간 '요지부동' 배당정책 바꿀까 2002년부터 1주당 배당금 천원 이하…2012년 '라자드 주주제안' 부결 선례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12 09:03:48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1: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에 배당 정책 담당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요지부동 상태인 배당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남양유업은 2012년 기관투자가인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의 배당 상향 주주제안을 부결시킨 전례가 있다. 남양유업의 보통주 1주 당 배당금은 2002년 이후 16년 간 1000원대 벽에 갇혀 있다. 연간 배당금 총액도 10억원을 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수탁자전문위원회는 7일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고 배당관련 공개 중점기업인 남양유업에 대해 기존 이사회와 별도로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한 심의·자문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라는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배당을 확대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남양유업은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이어 정관 개정을 제안한 두번째 기업이다. 배당 정책과 관련해 기업에 정관 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양유업 결산배당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배당정책은 지난 2002년 이후 16년 넘게 보통주 1주 기준 1000원 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03년 결산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850원에서 900원으로 올렸고, 2004년에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올렸다. 이후 6년 만인 2010년 배당금을 1000원으로 올린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3년 이후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차례 인상했지만 인상폭은 850원에서 1000원으로 150원 오르는데 그쳤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정책에서 우위를 갖는 우선주의 경우도 보통주보다 50원 많은 1050원을 받는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배당금총액도 8억1500만원 수준으로 10억원을 채 넘지 않는다.

2017년 결산배당 기준 남양유업의 배당성향은 17% 수준이다. 국내 상장기업 평균(33.81%)보다 낮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돈의 비중을 의미한다. 배당성향이 10%를 넘은 것도 2017년 당기순이익이 급감한데 따른 효과였다. 2016년과 2015년 배당성향은 각각 2.3%, 3.2% 수준에 그쳤다.

남양유업의 배당정책은 유통업계나 국내 상장사 수준에 비춰볼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을 2016년 6월 대화 대상기업, 2017년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공개 중점관리 기업으로 지정하며 ‘저배당 블랙리스트'에 남양유업의 이름을 올렸다.

남양유업 배당 그래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관건은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이다. 남양유업은 앞서 2012년 미국의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가 제안한 주식 및 현금배당 등을 모두 부결시켰다.

당시 라자드운용은 △ 현금배당을 주당 2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할 것 △1주당 9주의 주식배당으로 유통 주식수를 늘릴 것 △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주식배당의 경우 주주제안은 정관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주총 안건에조차 오르지도 못했다. 현금배당 상향조정과 집중투표제 도입은 주총에서 부결됐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이 최대주주로 전체 지분의 과반이 넘는 51.08%를 소유하고 있다. 자녀들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53.85%다.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결단이 없는 한 남양유업의 배당 정책이 변화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업계는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을 무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라자드운용 주주제안의 경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배로 올리는 등 배당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요구했다. 남양유업으로선 과도하게 느껴지는 제안이었다. 당시 라자드운용의 보유 지분율도 2% 미만에 그쳤다.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퍼스트 이글 글로벌 펀드(FIRST EAGLE GLOBAL FUND) 등 외국계 기관투자가도 5.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국민연금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경우 배당금 상향 조정 제안을 반영할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꿨다. 국민연금의 이번 주주제안은 남양유업의 배당정책에 관한 것이었지만 이를 좌시할 경우 경영참여를 고려하는 등 압박의 강도가 강해질 수도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배당정책과 관련한 주주제안을 정식으로 요청하면 이를 3월에 있을 주총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라면서 "회사의 주주 구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전적으로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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