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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기업 새주인 찾기 성공할까 [KDB AMC 설립] ②첫 관리대상에 대우건설·STX조선 등 거론…외부 전문가 영입

안경주 기자공개 2019-02-12 10:00:32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이 기업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자회사 'KDB AMC'(가칭) 설립에 착수했다. 이 자회사는 산업은행이 출자한 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구조조정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번 자회사 설립을 계기로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략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KDB AMC'의 설립 배경과 운영 방향,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3: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 AMC' 설립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구조조정 실패의 낙인을 지우는데 있다. 어느 새 업계에 자리잡은 '산업은행=구조조정 실패'란 인식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2000년 출자 전환을 통해 대우조선의 대주주가 돼 19년간 관리해 왔다. 경영 효율을 위해서는 대우조선을 빨리 매각해야 했지만 번번이 시기를 놓쳤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대우조선을 산업은행의 대표적 기업 구조조정 실패 사례로 꼽았다.

이동걸 회장도 대우조선과 관련해 "지난 20년간 새 주인을 찾아주지 못한 것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직원들에게 종종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새로 설립되는 KDB AMC의 역할도 명확하다. 경영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 기업의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대우조선의 사례처럼 KDB AMC가 맡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매각이 장기화된다면 구조조정 실패의 낙인을 지울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업구조조정 부담을 자회사에 넘기려 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은행 직원들을 위한 자리 만들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결국 빠른 시일 내에 구조조정 성공 사례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KDB AMC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의 출자회사 중에서 어떤 기업을 KDB AMC에 맡길 것인지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KDB AMC의 첫 능력평가 시험대 오를 기업은?

금융권의 말을 종합하면 이동걸 회장은 과거 금융연구원 재직 시절부터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속한 절차'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상당부분 구조조정이 진행된 기업 4~5개 정도를 우선적으로 KDB AMC에 넘길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 주요 관리회사

출자전환을 통해 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된 주요 자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 대우건설, 동부제철, 현대상선 등이다. 이 중에서 지난해 상반기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이 유력해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산업은행에 인수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대비 46.6% 증가한 수치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지금이 매각에 적기란 얘기다. 이동걸 회장도 대우건설을 두고 시장에 원매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STX조선해양도 KDB AMC의 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STX조선 노사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용 감축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부담을 자체적으로 해소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쪽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해왔다.

이외에도 동부제철, 현대상선 등도 KDB AMC에 편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동부제철은 현재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실제로 KDB AMC가 관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KDB AMC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성공적인 매각 사례를 빠른 시일 안에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경우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적 부진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현재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5월 김형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등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중이란 점에서 언제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다.

현대상선 역시 고강도 경영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영구채 인수 방식으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1조원을 지원한데 이어 향후 3년간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 AMC에 편입할 회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향후 설립 과정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며 "KDB AMC만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출자회사를 편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 해소 관건

금융업계에선 KDB AMC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선 산업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도덕적 해이'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산업은행 퇴직 임원들이 CFO 등의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분식회계를 막지 못했다. 한국GM에서도 산업은행 출신 이사가 많았으나 허수아비 역할에 그치면서 눈총을 받았다.

이 때문에서 업계에선 산업은행의 KDB AMC 설립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자칫 산업은행의 인력, 특히 퇴직 임원들이 대거 이동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KDB AMC가 산업은행 인력으로 운영되면 사실상 기존의 구조조정과 비교해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산업별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도덕적 해이 논란 뿐 아니라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마다 금융논리에만 치우쳐 산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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