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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에도 자축 못하는 넥슨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19-02-14 07:52:0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의 연혁은 국내 게임 산업의 역사와도 같다.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게임 '바람의 나라'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전략적인 M&A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줄줄이 선보였다. 현재의 게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부분 유료화' 수익 모델도 넥슨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넥슨 이후 엔씨소프트 등 다양한 게임사들이 속속 등장했고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 자체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넥슨이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 발전의 '마중물'역할을 한 셈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 개척자로서의 지위는 아이폰 등장 후 모바일 게임 시장이 개화하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기존 인기 온라인 게임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고 있었지만 넥슨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시장을 리드할 게임을 좀처럼 출시하지 못했다. 그동안 물량 공세를 펼치며 다양한 종류의 모바일 게임을 시장에 내놨지만 큰 수확은 없었다. 전략은 있지만 무기가 없는 셈이었다.

넥슨은 2017년부터 전략을 수정했다.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을 동시에 출시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넥슨의 도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오버히트' '액스'의 흥행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지난해는 '듀랑고'로 주목을 받았다. '천애명월도' 등 온라인 게임도 로드맵대로 시장에 출시됐다. 하지만 넥슨의 위상에 걸맞은 대형 흥행작은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샴페인을 터트리며 자축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최근 작품이 아닌 출시 15년 이상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게임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넥슨 내부적으로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진다. 단순히 넥슨이 매물로 나와 흔들리고 있는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1위 게임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줄 '대작' 출시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은 올해 신작 '스피릿위시'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는 점이다.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트라하'를 포함해 출시 예정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넥슨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는다. 매물로 나오며 대내외적으로 게임 사업 보다는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신작 성공을 위한 작업에 더 힘을 쏟길 바란다. 그동안 쌓은 경험에 대한 결실을 맺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올해 넥슨이 또 한 번 국내 게임 산업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반전 드라마를 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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