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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위스키' 골든블루, 9년만에 성장세 꺾였다 [비틀거리는 주류업]①저도주 위스키 경쟁 심화…단기차입 급증, 세무조사 추징금 납부

이충희 기자공개 2019-02-20 15:44:51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한차례도 역성장 하지 않으며 승승장구하던 골든블루의 성장세가 꺾였다. 2009년 저도주 위스키를 국내에서 처음 출시하며 수년간 시장을 리딩했지만 최근 음주 문화가 빠르게 변하면서 사업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회사는 영업이익이 처음 감소했고, 단기차입금은 크게 증가했다. 차입금은 대부분 국세청 조사 이후 추징당한 세금을 납부하는데 사용됐다. 추후 회사 재무 건전성을 해칠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익 반토막…박용수 회장, 보수 38억 역대 최대

골든블루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1114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82억원이었다. 2017년 3분기까지 매출액은 1126억원, 영업이익은 233억원, 당기순이익 169억원이었다. 1년 사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골든블루는 박용수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2010년 이후 매년 실적 증가세를 이어왔다. 2009년 매출액 36억원, 영업손실 76억원이었만 2017년엔 연간 매출액이 1605억원, 영업이익이 29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매년 급증하던 실적이 9년 만인 지난해 처음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다소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매출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은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카코리아,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등 경쟁 업체들도 최근 1~2년 새 저도주 위스키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골든블루 1
2018년은 3분기까지 누적 수치.

영업이익 등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판관비가 1년 사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특히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비용이 전년 68억원에서 114억원으로 46억원 늘어 가장 큰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수 회장에 지급하는 보수가 늘어난 게 급여 증가 요인이었다. 골든블루는 2018년 3분기까지 박 회장에 회사 설립후 가장 많은 38억4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보수총액 9억7000만원보다 약 30억원 증가한 수치였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2017년 회사가 역대 최고 매출을 냈지만 박 회장은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면서 "그 동안 박 회장이 경영성과에 대해 기여한 바를 고려해 이번에 한꺼번에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에 자금 대여 속 예치금 감소…"유동성 상시 모니터링 중"

골든블루는 지난 9년 동안의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비교적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 초창기만 해도 자본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작년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482억원으로 자본총계 623억원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만기가 짧은 단기 차입금이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지금까지 견고했던 회사 재무제표에 일부 경고등이 켜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만기가 1년 이하인 매입채무가 전년 78억원에서 2018년 3분기 117억원으로 약 40억원 늘었고, 만기 2년 이하 단기차입금은 95억원에서 229억원으로 130억원 급증했다.

차입한 자금은 대부분 세무조사 추징금을 납부하는데 활용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7년 부산국세청이 총 166억원 추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면서 "당시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명목으로 단기 차입금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운영금 중 일부를 대주주와 자회사 등에 대여해주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했다. 100% 자회사 골든블루인터내셔널(수입주류 유통)에 총 8억원을 신규 대출해줬고, 지비아이엠시(광고대행사)에는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32억원을 지출했다. 이 밖에 최대주주 박 회장의 자녀이자 대주주인 박동영씨, 박소영씨에게도 각각 1억7000만원, 2억원씩 신규 대여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과 운영비용은 늘어난 반면 예치금은 감소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즉시 출금 가능한 예치금은 37억원 수준이었으나 작년 3분기 말 25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회사는 미사용 차입금한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동성에 대한 예측을 항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여유있는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적절한 만기 예금상품을 선택해 잉여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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