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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회사 연결 재무제표 작성에 6년 걸린 넥센그룹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5년간 주주총회 자료 분석, 넥센의 넥센타이어 '사실상 지배력' 확보 판단

임경섭 기자공개 2019-02-20 13:15:00

[편집자주]

국제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원칙 중심의 회계다. 경영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지분율과 함께 고려되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업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논란의 핫이슈가 된 이래 기업들의 지배력 판단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연결종속회사와 관계회사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그 변화를 더벨이 확인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은 지난해 3분기부터 넥센타이어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연간으로는 2018년 재무제표부터 넥센타이어를 처음으로 종속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최대주주인 넥센의 지분율이 과반을 넘지는 않으나,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종속회사 편입을 결정했다. 지배력 판단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넥센은 지난해 넥센타이어를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했고 매출, 영업이익 등의 지표들에 큰 폭의 변동이 발생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은 2018 회계연도 연결 제무제표에 넥센타이어의 실적을 반영해 공시했다. 넥센은 지난해 3분기 분기검토보고서부터 넥센타이어를 종속회사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넥센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013년 1월 이후 약 6년만에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한 셈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관계회사와 종속회사를 구분한다. 지분율이 50%를 초과해야 주주총회에서 독자적으로 회사의 정책을 좌우할 만큼의 지배력을 갖췄다고 보고 종속회사로 분류한다. 종속회사로 분류하면 모회사는 종속회사의 실적을 반영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넥센타이어 주주현황

지난해 11월 말 기준 넥센이 보유한 넥센타이어의 지분율은 43.26%로,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 넥센이 넥센타이어의 주식을 조금씩 매수하고는 있으나 지난 1년간 늘린 지분율은 1.6%포인트 정도다. 지분율 상승폭이 크지 않았음에도 넥센타이어를 종속회사로 분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최대주주 넥센의 특수관계인인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각각 20.48%, 3.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넥센 오너 일가는 총 67%에 달하는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종속회사 여부를 결정짓는 지분율을 고려할 때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배제된다. 단일 주주의 지분율만을 기준으로 충분한 지배력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과반 미만의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넥센이 갑작스레 연결 재무제표에 넥센타이어의 실적을 반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실상 지배력'이다. 넥센은 넥센타이어에 대한 지배력을 판단하기 위해 지난 5년간 넥센타이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과 그들의 지분율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넥센타이어에 대한 지분율 43%를 넘으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고 분석됐다. 이를 통해 넥센은 지난해 3분기 넥센타이어 지분 43%를 확보하면서 주주총회에서 모회사가 과반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과반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종속회사 편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과거 주총 의결권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대주주 지분율이 43%를 넘길 경우 의결권 행사 비율이 50%를 넘길 수 있다는 내부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부적절 논란도 기업들의 모자(母子)회사 지배력 판단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거론된다. 사실상 지배력을 판단하는 주체를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터지자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엄격해졌고 회계법인들도 이전보다 더 꼼꼼히 사실상 지배력을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넥센그룹의 경우 '오너일가→넥센→넥센타이어'로 이어지는 소유 흐름을 갖고 있다. 강호찬 사장 등 오너 일가는 넥센 지분 59.37%를 갖고 있고, 넥센을 포함해 오너일가는 넥센타이어 지분 67% 가량을 갖고 있다. 누가봐도 넥센타이어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곳은 넥센이지만 그동안 넥센은 넥센타이어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지 않고 연결 재무제표에도 편입시키지 않았다가 사회적 기류가 엄격해지자 이 흐름에 부응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주력 회사인 넥센타이어가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면서 넥센의 실적에 큰 변동이 생겼다. 넥센은 2018년 4분기 매출 5552억원, 영업이익 562억원, 순이익 28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4분기 대비 각각 519.64%, 301.43%, 62.79% 급증했다. 모두 연결 재무제표가 작성되면서 변화된 장부상의 수치일 뿐이다.

넥센 관계자는 "넥센타이어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검토해 연결 실적에 반영한 것"이라며 "자회사 넥센타이어의 신규 연결 편입에 따라 매출액 및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넥센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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