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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노조 변경…매각작업 진전될까 [제일병원 M&A]한국노총측 "회생절차에 적극 협조"

최익환 기자공개 2019-03-13 08:17:3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2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의료재단(제일병원) 매각작업이 대표 노동조합 변경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회생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쳐온 한국노총 측이 대표노조가 되면 원매자들의 의사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제일의료재단 등에 따르면 제일병원의 교섭 대표 노동조합이 조만간 한국노총 측 참노동조합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들어 민주노총 소속 인원이 줄어들고 한국노총 측 가입인원이 증가한 데에 따른 것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복수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못할 경우 노동조합 가입 인원의 과반이 넘는 노동조합에게 대표교섭권을 인정하고 있다. 제일의료재단은 조만간 공고와 제반 절차를 거쳐 교섭 대표 노동조합으로 한국노총 측을 인정할 전망이다.

제일의료재단 핵심 관계자는 "최근 한국노총 측 가입인원이 민주노총 측 가입인원을 넘어섰다"며 "이에 교섭 대표 노동조합이 한국노총 측 참노동조합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존 대표노조 민주노총, 투자유치 놓고 재단-한국노총과 이견

그동안 제일의료재단과 복수 노동조합은 투자유치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재단의 투자유치에 찬성해온 한국노총 측 참노동조합과 이에 반대해온 민주노총의 시각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양대 노동조합의 이견은 매각작업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10월 이전부터 있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일의료재단은 지난해 7월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건강검진센터를 ‘매각 후 재임대'(Sale&Lease Back)하는 조건으로 수백억대의 투자제안을 받았다. 신세계 측은 경영난이 해소되면 제일의료재단이 건강검진센터를 매입가에 환매할 수 있는 조건까지 제시했다.

이에 당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은 시세보다 낮다는 이유로 건강검진센터 매각에 반대했다. 참노동조합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투자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표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힌 제일의료재단의 투자유치는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제일의료재단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이후로도 양대 노동조합의 입장차는 지속됐다. 참노동조합이 소위 ‘이영애 컨소시엄'을 포함해 모든 투자자와의 협상을 요구한 반면, 민주노총 측은 자신들이 영입해온 투자자와의 협상을 지속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투자자는 재단 측에 인수조건으로 300억원을 제시해 매각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일병원 회생을 위해 13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시 제시된 300억원의 금액은 터무니없는 조건"이라며 "해당 협상을 계기로 제일의료재단이 ARS프로그램에 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노동조합 리스크' 감소할지 여부에 관심

새로이 대표노조가 될 참노동조합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ARS)을 포함해 매각작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이는 ARS프로그램에 다소 미온적 반응을 내비쳐온 민주노총 측의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제일의료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노총 측은 ARS프로그램을 차분히 기다리자는 입장이었다"며 "반면 민주노총 측은 지부장이 병원 회생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양측의 시각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참노동조합 관계자는 "다수 노동조합으로서 병원 회생작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ARS프로그램을 통해 조속히 원매자가 나타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원매자들이 인수전 참여를 망설이는 이유로 부지 정리 문제와 함께 노동조합 리스크가 부각됐던 만큼, 제일의료재단의 원매자 물색도 일정 부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표 노동조합이던 민주노총 측이 일부 원매자의 인수 추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단체교섭권을 가진 대표 노동조합이 협조적인 곳으로 변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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