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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우, KP 주관 물꼬…IB간 경쟁심리 자극하나 [국내 IB 한국물시장 진입]①해외 세일즈 완벽 수행…타 초대형 IB, 역량 확대 과제

피혜림 기자공개 2019-03-15 15:26:53

[편집자주]

한국물 시장에서 대한민국 IB는 여전히 이방인이다. 민간기업은 물론 정부와 공기업조차 자국 증권사에 해외 채권 주관사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KP시장 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IB의 독점 구도가 고착화한 한국물 시장에 건강한 경쟁관계를 형성할 적기가 왔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3일 07: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다. 초대형 IB는 자본확충과 해외영업 확대 등으로 외형 확장을 지속했지만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출은 여전히 더뎠다.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부족 등을 이유로 해외 채권 발행 과정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KP 시장에서도 의미심장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는 KDB산업은행의 글로벌본드 딜에서 북러너(Book Runner)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해외 법인을 기반으로 한 세일즈 능력과 지난해 홍콩에 마련한 신디케이트 전담 조직, 국내 DCM 인력의 삼 박자가 이뤄낸 쾌거였다.

미래에셋대우 사례를 기점으로 초대형 IB의 한국물 진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 부족함이 많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법인 유상증자 등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해외 세일즈 네트워크 역량을 한국물 시장에서 발산할 정도는 아니다.

수년 전 홍콩법인에 인력을 대거 채용해 한국물 시장 진출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던 삼성증권 역시 법인 축소 이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GIB로 거듭난 신한금융투자가 신한은행 등 그룹과의 연계로 국내 기업의 해외 변동금리채권(FRN)을 발행하기도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주춤하고 있다.

다만 이번 미래에셋대우의 성공적 진입이 타 초대형 IB에게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IB 역량을 감안하면 해외 세일즈 능력을 높이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미래에셋대우, KP 본격 진출…국내 IB 중 독보적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10억 달러 규모로 발행한 KDB산업은행 글로벌본드 딜에서 북러너(Book Runner) 역할을 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딜에서 세일즈와 프라이싱(pricing) 역량을 바탕으로 BoA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미즈호증권 등 주요 외국계 IB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초 국내 증권사는 한국물 주관사단으로 선정되더라도 보조 주관사격인 코 매니저(co-Manager) 형태로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2017년말 조직 정비를 시작으로 미래에셋대우는 한국물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국내 IB 육성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책은행과 국내 공기업 등을 주요 타깃으로 해외 딜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받은 데 이어 올해 KDB산업은행 딜로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말 IB1 부문 내 기업금융2본부를 신설하고 글로벌본드 등 해외 딜을 담당할 팀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회사채 영업에 더해 국내 기업이 의미있는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딜을 발굴해내겠다는 게 기본 취지였다. 채권가격 등을 조율하는 프라이싱(pricing)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초 홍콩에 신디케이트 전담 조직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는 글로벌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정보공유 등이 자유로운 해외 신디케이트 조직이 없어 프라이싱 부문에서 주관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왔다.

해외법인 역시 미래에셋대우의 세일즈 능력을 끌어올렸다.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런던 법인을 중심으로 한국물에 투자하는 외국계 기관의 거래 업무 등을 도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콩과 싱가포르 인력을 늘려 업무 역량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에 힘입어 KDB산업은행 딜 프라이싱 당시 아시아 시장에서만 발행 예정금액(10억달러)의 4배가 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한국물 발행사 관계자는 "한국물 시장에서 주관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사는 KDB산업은행이 거의 유일했지만 최근 신디케이션 프리젠테이션 등을 하는 걸 봤을 때 미래에셋대우가 산업은행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권사 중 해당 능력을 갖춘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거의 유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초대형 IB, 한국물 영업 거의 전무…신금투, 반짝 진출 후 동남아 집중

미래에셋대우의 한국물 진출과 달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주춤한 모습이다. 해당 증권사의 경우 사실상 한국물 담당 조직은 물론 관련 영업이 전무한 상황이다.

2010년을 전후로 한국물 영업에 적극적이었던 NH투자증권은 현재 한국물 세일즈 기능이 거의 사라졌다. NH투자증권은 2011년과 2013년 우리은행 글로벌본드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3년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끝으로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부의 국내 IB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한국물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해외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세일즈 역량에 한계를 느끼자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홍콩 법인에 있는 DCM 인력은 해외 상품 소싱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 증권사 인수나 해외법인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해외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세일즈 역량 등을 감안할 때 한국물 주관업무를 온전히 수행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홍콩 현지 법인 DCM 인력이 있긴 하지만 한국물 영업에는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홍콩법인 구조조정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2009년부터 홍콩법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인력 확충에 나섰지만 누적 적자 등을 이유로 2012년 구조조정에 나선 후 축소됐다. 2012년 삼성전자 글로벌본드 주관 등 간간히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다 2017년 대한민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을 끝으로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삼성증권에 글로벌본드 등을 전담하는 인력이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도리어 초대형 IB를 준비 중인 신한금융투자가 한국물 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SK해운의 보증부 해외변동금리채권(FRN) 발행 업무를 맡았다. 신한금융투자의 보증에 힘입어 SK해운은 2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만기 2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투자 홍콩법인(Shinhan Investment Asia)를 비롯해 신한은행의 후방 지원으로 투자자 모집 역시 어렵지 않게 마쳤다. 사모 형태로 진행돼 해당 딜은 리그테이블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신한금융투자 역시 한국물 영업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FRN 채권 발행이 용이한 금리 환경이 이어지지 않자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영업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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