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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러시' 우려에 "걱정 말라"…박진수의 자신감 LG화학 정기주총서 "수익성 내기 시작, 성장을 위해 투자"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18 08:56:4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럼요.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이제는 전하고 상황이 달라져서 배터리도 수익성을 내기 시작했거든요. 기초소재 부문에서도 탄탄한 수익을 내고 있고요. (많은 자금이라도) 회사가 향후 성장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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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여의도 LG 트윈타워의 LG화학 주주총회장. 부회장에서 이제는 이사회 의장이 된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사진)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일부 재무지표 악화를 감수한 LG화학의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를 일종의 재무적 자신감으로 해석해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박 대표이사의 답변이었다. 표정에도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러시'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기대감은 미래 '캐시카우'가 될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국내 화학업체가 미리 선점한다는 점에서 나온다. 반대로 자칫 치킨 게임성 과잉 투자의 덫에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LG화학은 이미 국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 등 후발 주자들이 무섭게 LG화학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 게다가 최근 LG화학이 유럽에 두 번째 배터리 생산 기지를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격적인 수준을 넘어선 투자라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대한 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대규모 투자는 상흔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 대표이사의 발언 외에도 LG화학은 지난 1년 동안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해왔다. 실제 작년 초만 하더라도 LG화학의 2020년 전지 부문 예상 생산 능력은 70GW(기가와트시)였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말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생산 능력 목표를 70GW에서 90GW로 늘리더니, 반년 만에 이 숫자가 110GW까지 높아졌다. 든든한 수주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다. 회사 스스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의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 또다른 이유는 LG화학의 재무지표 변화에서 비롯된다. LG화학은 그간 제조업계에서도 모범 사례라고 꼽힐 만큼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2017년 말 연결 기준 LG화학의 부채비율은 53%(부채총계 8조7026억원, 자본총계 16조3386억원)다. 이 부채비율이 1년 후인 지난해 말에는 67%로 높아졌다. 8조원대 후반이었던 부채가 1년 만에 3조원가량 늘어났다(작년 말 기준 11조6220억원). 전체 자산 중 외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도 2017년 말 19%에서 작년 말 31%로 높아졌다. 전체 자산 10중 3이 외부 조달로 이뤄져있다는 셈이다. 0%에 수렴하던 순차입금비율도 작년 말 16%까지 높아졌다.

재무지표 추이2

물론 이 정도의 지표 악화로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지거나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생겼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LG화학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도 LG화학은 스스로 재무구조에 대한 여전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년 영업 보고를 맡은 이명석 경영기획담당 상무는 "최근 투자 등으로 2017년 말보다 재무지표가 악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사업이 지난해 말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예고돼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로 2018년 이전의 모습을 단기간에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전방수요 부진과 유가 급락 등으로 2017년보다 23% 낮은 영업이익(2조2461억원)만을 기록한 LG화학은 올해 자본적지출(CAPEX)로 6조2000억원을 책정해놓은 상태다. 6조2000억중 전지 사업에 들어가는 자본만 3조100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심지어 이 금액은 최근 알려진 유럽 제2 배터리 공장의 투자 규모를 제외한 수치다.

박 대표이사의 말대로 배터리 사업이 LG화학에 또 다른 날개를 달아줄지는 국내 화학업계를 비롯한 배터리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박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회선언부터 폐회선언까지 직접 이끌었다. 현장에는 박 대표이사 외 정호영 사장(COO), 김상곤 자문변호사, 김용범 준법지원팀 팀장, 윤현석 IR담당, 이동열 금융담당 상무, 장승권 경리담당 상무, 이명석 경영기획담당 상무가 참석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는 상정됐던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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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제18기 LG화학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정호영 사장(COO, 왼쪽)과 박진수 LG화학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오른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사장과 박 대표이사는 새로 부임한 신학철 부회장과 함께 올해 사내이사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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