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탁, 감자 추진…매각 정지작업? 오는 9월 자사주 전량 소각 예정, 오너일가·우리은행 지분율 확대
김경태 기자공개 2019-03-20 13:34: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자산신탁이 자사주 전량을 자본감소(감자)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감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국제자산신탁의 경영권 매각 과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19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국제자산신탁은 이달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인 73만8000주(24.13%)를 감자하기로 결정했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9월로 예정됐다. 국제자산신탁은 "주주 이익 보호 및 주식 가치 증대를 위한 것"이라며 "자기주식 소각은 경영 환경에 따라 유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자산신탁은 2000년 6월 설립된 코리아에셋인베스트먼트가 모태다. 2007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초기부터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말 국제자산신탁은 자사주 4만3022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율은 2.12%에 불과했다. 그 후 주주현황에서 자사주는 사라졌고, 2013년에 기타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현재와 같은 73만8000주를 보유해 지분율 24.13%를 나타냈다.
자사주는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보완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유재은 회장의 지분율은 2010년 유상증자로 인해 29.9%로 하락했다. 2013년 말에도 성우에프앤아이(9.81%), 우리은행(6.54%), 대구은행(6.54%), 한국투자증권(6.54%) 등 기타 주주들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5%에 육박하는 자사주 덕에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 후 유 회장은 2014년부터 직접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또 그의 여식인 유재영 상무도 2016년 지분 10%를 매집해 주주로 등장하면서 후계 승계가 시작됐다. 2018년 말 기준 유 회장은 지분 55.7%를 보유해 확고한 최대주주다. 유 상무는 과거와 동일한 10%다.
오는 9월 감자가 실제로 이뤄지면, 오너일가의 직접적인 지배력은 대폭 상승한다. 유 회장의 지분율은 73.5%로 17.7%포인트 급등한다. 유 상무는 13.2%로 3.2%포인트 올라간다. 우리은행은 8.6%, 기타주주는 4.7%로 각각 2.1%포인트, 1.1%포인트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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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감자를 단순히 오너일가의 직접적인 지배력 확대보다는 경영권 매각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일가와 사측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우리은행과 경영권 매각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이 '지분 50%+1주'를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감자가 이뤄지기 전 우리은행의 지분율은 6.5%로 43.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감자 후 지분율이 2.1%포인트 올라가는 만큼, 추가로 인수해야 할 부담이 일부 사라진다.
국제자산신탁과 우리은행의 경영권 협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공동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은행이 50%+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유회장과 함께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역시 감자가 이뤄지면 훨씬 용이할 수 있다.
감자 후 유 회장이 우리은행에 과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지분 41.4%를 매각하더라도, 잔여 지분율이 32.1%다. 여기에 유 상무의 지분 13.2%를 더하면 45.3%에 달한다. 최대주주가 되는 우리은행과 불과 5%포인트 정도 차이 난다. 이렇게 되면 2대주주로서 경영에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과 어느정도 균형을 맞춘 경영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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