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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막내 구본식 회장 'LT그룹'으로 독자경영 고 구본무 회장 막내 동생…사명 정식 수립, 법인등기도 마무리

김장환 기자공개 2019-03-22 08:09:4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0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총수일가 막내로 희성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추진해왔던 구본식 회장이 그룹사명을 '엘티(LT)'로 정했다. 구 회장은 자신이 거느린 법인들 사명 앞머리에 'LT' 명칭을 붙이는 등기상 절차를 올 들어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 그룹사명으로 변경 절차를 마무리한 것은 곧 계열분리의 완료를 알린 셈이다.

이와 관련 구 회장은 보유 중이던 희성전자 지분을 지난해 말 모두 정리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구본식 회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희성정밀, 희성금속, 희성소재 등 법인은 올 초 사명에서 모두 '희성'을 떼고 그 자리에 'LT' 명칭을 붙였다. 희성그룹 계열 건설사였던 삼보이엔씨도 지난해 말 LT삼보로 법인명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구본식 회장이 계열분리를 알리며 과거 희성에서 떼어갔던 곳들이다. 구 회장은 형 구본능 회장과 함께 희성그룹을 양분해 이끌고 있던 인물이다.

구 회장과 희성그룹의 이별은 사실상 지난 2017년 이미 이뤄졌다. 구 회장은 희성전자 자회사로 자리잡은 희성 내 유일한 건설사였던 삼보이엔씨 지분을 2017년 초 공격적으로 매집했다. 이후 희성전자, 희성정밀, 희성화학 등이 보유하고 있던 삼보이엔씨 지분 역시 구 회장 및 아들 웅모, 딸 연승·연진 씨 등이 사들였다. 이에 따라 구 회장 일가는 삼보이엔씨 지분 97% 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삼보이엔씨는 희성그룹과 지분상 연결고리가 단절됐다.

구 회장은 삼보이엔씨 지분 인수로 산하에 딸려 있던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도 모두 가져올 수 있게 됐다. 최근 LT로 명칭을 변경한 희성정밀과 희성금속, 희성소재 등이 바로 삼보이엔씨 자회사 및 손자회사로 자리잡고 있던 곳들이다. 삼보이엔씨는 구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던 2017년 말 당시 희성정밀 지분 61%, 희성금속 지분 33% 가량을 확보하고 있었다. 구 회장은 이후 삼보이엔씨를 통해 희성그룹이 보유 중이던 희성정밀과 희성금속 등 지분도 전량 사들였다.

삼보이엔씨 인수를 통한 구 회장의 계열분리는 2017년을 넘기기 전 이미 마무리됐던 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구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도 이들 법인의 명칭 변경을 지속해 미뤄오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희성그룹의 일감이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또 사업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갑작스러운 사명 변경은 부담이 됐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다른 고객사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구 회장 스스로가 희성과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지 못한 상태여서 계열분리 명칭 변경을 미뤄왔을 가능성이 보다 커 보인다. 구 회장은 희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희성전자 2대주주로 자리잡고 있었다. 희성전자는 구본능 회장이 42.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GS 일가인 허정수·광수 회장도 희성전자 지분 10%, 5%를 각각 확보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구본능 회장은 희성전자를 통해 희성화학, 희성폴리머, 희성촉매 등 계열사 전반을 거느려왔다.

구본식 회장이 2017년 계열분리해간 회사들을 두고 올 들어서야 'LT그룹' 사명을 부여한 건 자신이 보유 중이던 희성전자 지분을 지난해 연말 전량 처분하고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으면서 단행한 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G그룹을 떠나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구본준 부회장이 희성전자를 가져가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속해 나왔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희성그룹이 비상장사인데다 연간 감사보고서만 공개하는 외감법인인 탓에 현 지분 구조를 파악하기는 아직 어렵다.

LG그룹은 승계 및 경영권 이양과 함께 계열분리를 지속해 왔다. 유교적 가풍으로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해왔던 LG그룹은 적장자에게 핵심 계열인 LG전자 등을 되물림하며 나머지 형제들에게는 일부 계열을 쪼개 주는 양상을 꾸준히 보여왔다. 동업관계였다가 계열이 분리된 GS그룹까지 고려하면 LG를 모태로 두고 있는 그룹사가 상당수다. 희성을 비롯해 LS, LIG 등이 대표적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까지 이뤄지면 LT계열의 또 다른 그룹사가 세워질 전망이다.

한편 LT그룹 사명은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회사들이 통상 보여왔던 데로 LG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으로 보인다. 희성 그룹명은 '럭키(희)금성(성)' 명칭을 줄여 만들었다. LT는 LG 앞글자에 그룹 상징인 쌍둥이(트윈스) 약어를 붙여 만들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LG그룹 본점은 LG트윈타워, 대표적 스포츠단인 야구단은 LG트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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