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례적 1분기 예상실적 설명…"7조원도 많다" 디스플레이·메모리사업 부진 심각…3월 애널리스트 미팅 없애기도
이정완 기자공개 2019-03-26 10:41:07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에 대한 예상 설명 자료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 중반으로 예측한 증권사 시장 전망치보다도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가 공시를 통해 실적 전망에 대해 부연설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설명에 나선 것은 잠정 실적 공개 이후 나타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1분기 실적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삼성전자는 통상 3월에 진행하던 애널리스트 미팅을 올해 실시하지 않았는데 설명자료를 통해 이를 대체했다.
26일 오전 8시 30분 삼성전자는 금융감독원에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확정실적을 공개하기 전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하지만 잠정실적 공시에 앞서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실적 부진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7조원 중반 수준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전망치만으로도 '어닝쇼크'였던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부진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59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기록한 후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하향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일부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는 7조원 대를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보다 낮은 실적을 예상하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 IR그룹에서 통상 3월 중 진행하던 애널리스트 미팅을 올해 없앴다"며 "이 탓에 증권가와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설명자료는 애널리스트에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7조원에서 6조원 중반 수준으로 업데이트하라는 신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일부 사업 시황이 악화돼 회사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하락할 것 같아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공시했다"며 "현 사업 여건에 대한 설명 자료를 통해 투자자 이해도를 높이려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메모리사업의 부진을 점쳤다. 회사는 자료를 통해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진은 상당한 수준으로 예측된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적자를 마이너스(-) 5000억원~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설명자료에서 디스플레이 공급 과잉과 고객사 수요 감소를 설명하는데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회사는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캐파(Capa)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플렉시블(Flexible OLED)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 및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사업도 지난해 말 시작된 부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등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판매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회사는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 수요 증가를 통한 정상화를 점친다.
한편 공시를 주도한 삼성전자 IR그룹은 이명진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부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잠정실적 발표에서 나타날 투자자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예상실적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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