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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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테크의 IPO 실적 추정치, 100% 틀렸다 [바이오 테마주 분석]③신고서에는 대규모 흑자 예상, 현실은 적자…"업계 관행, 알고도 쉬쉬"

민경문 기자공개 2019-04-01 08:22:36

[편집자주]

바이오가 또 다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非) 바이오 업체'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투자도 있지만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의사결정도 부지기수다. 자칫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진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5: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非) 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 영역을 눈독들이는 데에는 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무관치 않다. 일부는 적자 기업인데도 몸값이 수천억에서 수조원을 호가한다. 눈에 띄는 건 상장된 바이오 회사들이 모두 기업공개(IPO) 당시에는 2~3년뒤 수백억원의 이익 달성을 자신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실적 전망치를 이룬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바이오기업 대부분은 IPO를 위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PER 배수 방식을 사용한다. 선별된 비교기업의 평균 PER 배수를 골라서 순이익을 곱해 예상 시가총액을 뽑아내는 식이다. 다만 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추정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일정 할인율을 적용 후 현가를 산정하는 형태다.

추정치 연도는 연구개발이 좀 더 필요한 기업일수록 늦어질 수밖에 없다. 더벨이 2015~2016년 상장 바이오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은 2017~2018년의 순이익 추정치를 사용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상장 직전 연도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7~2018년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 기업 중에는 2018년 순이익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에이티젠(165억원), 안트로젠(200억원), 큐리언트(280억원), 바이오리더스(169억원), 팬젠(172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증권신고서에는 이들의 추정실적이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실적 추정은 주관사와 발행사가 이를 협의하지만 어떤 논리를 적용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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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산정 시 PER 배수 적용 기업에 한함
이들 회사 가운데 예상 실적치와 실제 수치가 비슷하게라도 맞아떨어진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흑자는 커녕 조사대상 바이오기업 거의 모두가 2018년에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제조업도 비슷한 식으로 실적 추정을 하긴 하지만 바이오기업 만큼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캔서롭은 2015년 상장 당시 2018년에 80억원 대 순이익을 추정했다. 실제론 53억원 손실이었다. 씨트리는 2019년에 109억원 순익을 예상했지만 지난해 70억원 손실을 봤다. 큐리언트는 2018년 280억원 순익을 예상했지만 실제론 164억원 적자를 기록해 그 차이가 가장 컸다.

로고스바이오, 앱클론, 퓨처켐 등 2019년 이후의 실적을 추정치로 기록한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이들 모두 해당 기간 흑자를 예상했지만 2018년 실적이 모두 적자라는 점에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2016년 'Sum of The Parts Valuation' 방식으로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속 적자였다가 지난해 22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바이오젠과 자산양수도 종결로 일시적 현금유입이 이뤄진 덕분이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연매출 2조원, 순이익 1조원 달성을 경영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이들 신고서는 "미래 현금흐름 및 적정 할인율을 산정함에 있어 객관적인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고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경우 평가 지표로서 유의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추정치의 오류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다만 오류의 정도를 고려하면 실적 추정치를 넣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국내 IPO 시장의 경우 개인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 추정치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바이오기업의 실적 포캐스팅(forecasting)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하나마나한 숫자를 신고서에 기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바이오 기업의 미래 실적치가 결국 허구라는 점은 시장 참여자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장 심사 통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넣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당국 입장에서도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회사를 투자하라고 판을 깔아줄 수 없기 때문에 '쉬쉬'하며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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