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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은행들, 승자는 지자체? [전운 감도는 지자체금고] ④금고유치 대가로 출연금·특혜, 일반고객 부담전가 우려

원충희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19-04-04 09:50:57

[편집자주]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 간 경쟁이 심상치 않다. 시중은행들은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광역시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금고은행까지 넘보고 있다. 이에 농협은행과 6개 지방은행들은 20~30년간 지켜오던 지자체 금고지기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금고를 두고 전운이 감도는 현 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1일 01: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들의 유치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올 연말 금고은행 계약이 만료되는 지자체는 총 49곳. 벌써부터 억대 출연금과 우대금리를 내세운 물밑 로비전은 저가수주 논란과 소송, 경찰수사로 비화되는 등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혹자는 시중은행이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자체를 꼽는다. 은행들의 출연금 규모가 지자체 예산의 1% 수준에 이르는 등 부가수입으로 쏠쏠하기 때문이다.

◇금고쟁탈전 확대일로…당국, 개입명분 부족해

은행들이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등의 금고운영권을 얻는 대가로 퍼주는 출연금이 한해 2000억~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중은행들은 지방은행과 NH농협은행이 쥐고 있는 지자체금고 아성을 뚫기 위해 지방·농협은행은 지키기 위해 머니게임을 벌인 결과다.

이 정도면 수익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준이지만 은행들은 스스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지자체금고 유치에 따른 금리와 건전성 부작용 및 손실은 많이 없다"며 "금고 운영으로 얻는 인프라 확보, 상징성 등의 이점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가계대출 규제강화로 먹거리가 줄어든 은행들로선 지자체금고 같은 기관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밖으로 실적 홍보하기 좋은데다 지자체 사업 참여, 지자체 공무원 및 가족 등 잠재고객 확보가 수월해진다. 출연금 부담에 따른 문제는 몇 년 후에 나타나는 만큼 일단 잡고 보자는 식의 '지르기' 유혹을 떨치기도 어렵다.

금융당국도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기관영업 현황과 개선점 등을 조사했으나 구두경고에 그쳤다. 출연금 책정, 우대금리 제공 등은 은행 경영판단인 만큼 당국이 감놔라 배놔라 식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자체금고 유치에 쓰인 출연금은 결국 영업비용이고 금리책정도 은행 고유의 경영판단에 속한다"며 "출연금 사용계획이나 금리체계 적정성 등을 들여다 볼 순 있지만 액수나 퍼센트 자체를 건드리는 것은 지나친 경영간섭이 될 수 있어 문제 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각종사업에 은행 출연금 활용

지자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 간의 머니게임은 결국 승자와 패자를 만든다. 패자는 수십 년 동안 맡았던 금고를 잃어버린 지방은행, 농협은행이 꼽힌다. 그러면 승자는 억대 출연금과 부담스런 고금리를 앞세워 금고를 차지한 시중은행일까. 정작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지자체를 진정한 승자로 지목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자체는 은행으로부터 받는 출연금을 '협력사업비'로 각종 사업에 사용하는데 출연금 규모가 지자체 예산의 1%에 이른다는 얘기도 들릴 정도"라며 "일부 지자체는 아예 예산편성 때부터 은행 출연금을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지자체금고 선정에 따라 지급하는 출연금은 지방재정법에 따라 세입예산으로 편성된다. 지자체 입장에선 가만히 있어도 부가수입이 들어오니 억대 출연금을 거절한 이유가 없다. 최근 많이 투명했지만 예전에는 단체장이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출연금이 지방재정 예산에 편입된 이후 강제적인 기부 등을 요구하는 사례는 거의 사라졌으나 금고은행이 자발적으로 지자체 사업을 돕거나 지자체가 만든 장학재단에 기부하는 것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최근 광주 광산구금고 운영기관 선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구의원에게 은행이 복지재단 지정기탁금 형식으로 800만원을 준 것이 적발된 사례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지자체금고 유치과정에서 유·무형적으로 일반고객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자체금고 유치를 위해 주는 혜택은 결국 일반고객으로부터 얻는 금리나 수수료 마진에서 나온다"며 "금고선정 대가로 특정지역·학교 출신을 채용해주면서 특혜논란이 불거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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