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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구매 패턴 변화…로드숍 위기 시작됐다 [로드숍 시장 재편]①가맹점 폐점 속출…온라인·H&B스토어·면세점으로 소비 채널 이동

이충희 기자공개 2019-04-04 07:46:00

[편집자주]

한때 급성장가도를 달렸던 로드숍들이 최근 수년째 이어지는 매출 감소에 신음하고 있다. 출혈 경쟁까지 내몰렸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주요 상권 마다 포진했던 슈즈(Shoes) 브랜드들도 점차 매장 철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온라인 몰이나 유통 공룡들의 H&B 브랜드로 대체되는 추세다. 최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내 로드숍 시장의 변화를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며 국내 주요 상권에 두루 포진했던 화장품 로드숍들이 최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중저가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 나면서 업계 경쟁이 심화된 게 하락세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화장품 구매 채널이 점차 온라인으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H&B(헬스&뷰티) 스토어, 면세점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 영향력이 확대된 것도 쇠퇴를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거론된다. 중저가 로드숍들의 매출은 지난해 특히 큰폭으로 꺾이기 시작하면서 향후 시장이 재편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로드숍 수 급감…온라인 매출 확대에 직격탄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 숫자는 4000개 안팎까지 하락했던 것으로 집계된다. 2016년까지 4500개에 육박하며 성장했던 로드숍 숫자는 재작년부터 성장세가 꺾이더니 지난해엔 점포 폐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로드숍 몰락 원인으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 등에 힘입어 시장이 성장하자 다양한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 업체들은 제품 개발보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스스로 저가 이미지를 형성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후퇴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대체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성장세가 꺾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익히 알려진 기존 로드숍 화장품보다 SNS나 온라인 패션몰 등을 타고 유행하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상에서 스팟성 인기를 누리는 시대가 됐다. 로드숍 본사들은 온라인 몰을 직접 운영하며 제품 가격을 할인하기도 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은 더 퇴색 됐다는 진단이다.

한 로드숍 관계자는 "이제 화장품 업계는 SNS 스타들이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제조라인에 생산을 맡기는 진입하기 어렵지 않은 시장이 됐다"며 "브랜드 수가 급증하면서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게 최근 로드숍 매출 하락세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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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2018년은 추정치.

◇H&B스토어·편집숍, 매장 확대 추세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비율이 높아지면서 기존 로드숍은 테스트성 매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최근 연합회를 구성하고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같은 브랜드지만 오프라인 매장보다 싸게 판매되는 온라인몰, 면세상품의 오프라인 유통 등이 가맹점 매출을 갉아먹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특정 화장품을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던 목적 지향적 소비 패턴이 사라지는 추세"라며 "한국형 드러그 스토어로 진화한 H&B 스토어나 화장품 편집숍 등이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리브영(CJ), 랄라블라(GS), 롭스(롯데), 시코르(신세계)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H&B 스토어들은 최근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여러 원(One) 브랜드 로드숍을 보유하던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도 최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점차 편집숍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매장 안에서 직접 보고 즐길 수 있을 만한 '재미'를 갖춰야 한다"면서 "과거처럼 특정 제품을 사기 위한 소비는 온라인 상에서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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