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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70% 이상 교체'…흔들린 이사회 [사면초가 홈앤쇼핑]②'반관반민' 특성 탓…각종 의혹에 불안정한 경영권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11 09:24:00

[편집자주]

홈앤쇼핑이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채용비리 의혹과 함께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면서 또 다시 대표이사 해임 요구가 들끓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자회사로 낙하산 인사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홈앤쇼핑의 지배구조와 실적, 이사회 구성과 함께 향후 사업 전망도 같이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 업체인 홈앤쇼핑에 1년 넘게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그동안 각종 비리 의혹에 전 대표가 교체됐고 얼마 전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또 다시 현 대표 해임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2012년 개국 이래 탄탄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홈쇼핑 업계 6위(시장 점유율 기준)에 오르며 자리를 잡았지만, 경영은 여전히 어수선한 모습이다.

홈앤쇼핑은 2011년 6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와 소비자 권익 실현을 위해 설립된 TV홈쇼핑 업체다. 설립한 이듬해인 2012년 1월 채널을 개국했다. 태생에서 알 수 있듯 홈앤쇼핑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중요시한다. 홈앤쇼핑 사업승인 조건도 '중소기업 제품 80% 이상 의무 편성'이었다.

홈앤쇼핑은 민간기업으로 분류돼 있지만, 지분 구성을 보면 '반관반민' 기업에 가깝다. 중기중앙회 지분을 포함해 공공 성격의 지분이 78%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가 32.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어 농협경제지주 20%, 중소기업유통센터 15%, IBK중소기업은행 10%, 기타 소액주주 19.27% 등으로 주주가 구성돼 있다.

홈앤쇼핑 주주구성

◇잦은 이사회 멤버 교체…9명 중 7명 교체

홈앤쇼핑 이사회는 모두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이사(사내이사)를 포함해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이다.

지난해까지 이사회 구성원은 9명으로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5명으로 구성됐으나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인원이 한 명 줄었다. 사외이사는 한 명 늘었지만, 임기 만료된 기타비상무이사 3명 중 1명만 연임에 성공하며 이사회 구성도 변화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은 더욱 크다. 지난해 이사회를 구성하던 9명 중 2명을 제외한 7명이 모두 교체됐다. 지난해 3월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가 채용비리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강 전 대표에 앞서 서동원 전 사외이사가 사임했다. 이후 지난해 5월에는 설정선·김기찬 사외이사의 임기만료로 퇴임하며 사외 이사 전원이 물갈이됐다.

올해 2월에는 중기중앙회 회장을 새로 뽑으며 박성택 전 이사회 의장도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재익·최경환 두 기타비상무이사도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사회 의장의 교체다. 지난 2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박성택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중기중앙회 신임 회장에 오르면서 이사회 의장도 바뀌었다.

이처럼 홈앤쇼핑 이사회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 변동과 궤를 같이한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는 중기중앙회로, 중기중앙회 회장은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중기중앙회 회장이 신규 선임될 때마다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도 새롭게 교체된다.

홈앤쇼핑 이사회구성변화_w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신임 의장으로 '왕의 귀환'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겸 신임 이사회 의장(이하 김기문 회장)은 홈앤쇼핑과 인연이 깊다. 김 회장이 과거 중기중앙회 회장으로 있던 2011년 당시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홈앤쇼핑의 사업권을 따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 회장만 이번이 세번째다. 김 회장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3~24대 중기중앙회 회장을 지냈고 지난 2월 다시 26대 회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홈앤쇼핑 출범 당시 대표에 오른 이효림 전 홈앤쇼핑 대표에 이어 2012년 7월 당시 부사장을 맡았던 강남훈 전 대표와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2015년 2월 중기중앙회장 임기를 끝으로 홈앤쇼핑 이사회에서도 발을 뺐다.

최근 이사회는 최대주주의 수장이자 이전 대표를 지낸 김 회장이 다시 돌아오면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김 회장이 홈앤쇼핑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들로 채우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의 새 수장으로 돌아오면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삼 홈앤쇼핑 대표를 비롯해 이사들의 해임과 신규 선임 안건이 상정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소액주주들이 최 대표가 부임한 이후 실적이 악화됐다며 경영능력에 의문을 표하면서 주주제안에 나선 것이다.

특히 주주제안으로 이번 해임 안건을 올린 인물이 김 회장의 측근인 정재한 소액주주운영위원회 위원장(아룡산업 대표)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김 회장이 홈앤쇼핑을 설립할 당시 주주로 참여한 인물로,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장으로 있던 지난 2008년 출범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과정인 'SB-CEO스쿨' 총동문회 부회장 출신이다.

◇최종삼 대표 자리보전…이사회 안정은 '글쎄'

결과적으로 최 대표는 주총에서 해임 안건이 부결되며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향후 경영권 위협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김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측근들을 이사진으로 앉히려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회장 입장에선 최종삼 대표와 박인봉 기타비상무이사를 해임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자신이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상근감사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유영호 상근감사는 해임안건이 올라온 이후 주총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미 지난 주총에서 사내이사 후보에 박해철 전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을 올리는 안건이 논의되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김 회장의 이전 임기 당시 함께 일했던 인물로, 홈앤쇼핑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지만 자진 사임했다.

현재 이사회는 한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고 유 전 상근감사의 후임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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