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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BC마트 '독주'에 신발유통업계 '울상' [로드숍 시장 재편]⑤레스모아·폴더등 국내사 차별화 고민…브랜드 차별화·특화 매장 전략 '역부족'

전효점 기자공개 2019-04-10 09:24:03

[편집자주]

한때 급성장가도를 달렸던 로드숍들이 최근 수년째 이어지는 매출 감소에 신음하고 있다. 출혈 경쟁까지 내몰렸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주요 상권 마다 포진했던 슈즈(Shoes) 브랜드들도 점차 매장 철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온라인 몰이나 유통 공룡들의 H&B 브랜드로 대체되는 추세다. 최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내 로드숍 시장의 변화를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발유통업계가 시장 1위를 다지고 있는 글로벌 신발소매업체 ABC마트코리아의 가파른 사세 확장에 성장세가 꺾일 위험에 놓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스모아, 폴더 등 국내 신발업계는 일본계 기업 ABC마트의 빠른 성장세로 인한 경쟁력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국내 신발유통업계는 연간 매출 5000억원 규모의 ABC마트코리아를 필두로 '레스모아'를 운영하고 있는 갈라인터내셔널,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폴더'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연간 1조원 이상 규모의 신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ABC마트, 점포수 300개·평균 영업이익률 10% '압도적 1위'

ABC마트코리아는 2002년 한국 진출 이후 국내 신발편집숍 시장의 약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독점 체제를 굳혔다. 일본 ABC-MART, INC가 지분 99.96%를 보유하고 있는 ABC마트코리아는 막대한 구매력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7년 ABC마트코리아는 매출 4750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0%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10%을 넘나든다. ABC마트 국내 점포수는 2017년 말 226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300개 이상으로까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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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레스모아, 슈마커, 폴더 등 국내 기업들이 운영하는 후발주자들의 수익성은 조금씩 악화되는 추세다. 규모가 1000억원 내외로 고만고만한 탓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제품들의 구매가를 ABC마트만큼 낮추지 못하고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2~3년간 이렇다 할만한 실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레스모아'를 운영하는 금강제화 계열사 갈라인터내셔널은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는 업계 2위다. 2017 회계연도(2017.7.~2018.6.) 기준 13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28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2%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8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월드 '폴더'도 초반의 빠른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폴더 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에서 820억원에서 2016년 1050억원으로 약 30% 성장했지만 2017년에는 전년 대비 7% 성장한 1120억원에 그쳤다. 이후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을 거쳐 16% 성장한 연매출 1300억원을 달성했다.

'슈마커'를 운영하는 에스엠케이티엔아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033억원으로 전년 1216억원 대비 7.5% 꺾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 당기순손실은 110억원으로 모두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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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전환·구조조정' 후발업체…'독자 브랜드·매장 차별화' 승부수도

2위~4위 사업자가 비슷한 규모로 시장을 갈라먹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후발 주자들은 고민이 많다. 규모의 경제로 선두 주자를 맞상대하기 어려운 형편에서, 가격 외의 비교우위를 찾아 경쟁력을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오프라인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지양하는 분위기다. ABC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점포를 늘리다보면 늘어나는 고정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폴더 매장은 2015년 38개에서 2016년 60개까지 가파르게 확장했지만 2017년 41개, 지난해 말 기준 40개로 다시 줄어들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백화점 입점한 소규모 매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기존 매장을 특화 매장으로 재단장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를 육성함으로써 실적 성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ABC마트도 같은 전략을 차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전략은 특별한 비교우위가 되지 못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은 '포니'와 '스프리스'처럼 '레스모아 온리', '폴더 온리' 브랜드를 키워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에이비씨마트가 싼 가격에 들여오는 글로벌 브랜드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포니와 스프리스 등 판매비중을 현재 13%에서 25%까지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미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특화 매장' 승부수도 던졌다. 레스모아는 서울 명동에 스포츠의류 및 용품을 판매하는 ‘레스모아 넥스텝' 매장을 열고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슈마커는 2017년 유럽 최대 패션·신발 멀티샵 JD스포츠패션과 손잡고 JD스포츠코리아를 론칭, 해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들여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황규명 갈라인터내셔널 대표는 "로드숍 상권으로 보면 스프리스나 프로스펙스, 케이스위스 등 단독 매장이 없어지고 편집숍으로 재편이 된 상태"라면서도 "편집숍 시장 자체는 아직 성장하고 있지만 업계 1위의 확장 속도가 빨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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