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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계열사 편입 '속도'...지주사 전환 포석? 국내 종속법인, 2016년 3개 →작년 10개…분할·흡수합병 '無비용 전략'

박상희 기자공개 2019-04-11 16:02: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가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관계기업을 종속회사로 빠르게 편입시키고 있다. 오뚜기 연결 대상으로 포함된 법인은 2016년 10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6개로 늘어났다. 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법인만 3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사실상 오뚜기라면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는 모두 오뚜기 종속회사로 편입된 셈이다. 장차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말 오뚜기 국제회계기준연결 대상법인에는 오뚜기를 비롯해 오뚜기냉동식품과 오뚜기삼화식품 등 국내법인은 3개만 포함됐다. 해외법인의 경우 7개에 달했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오뚜기에스에프지주, 오뚜기에스에프, 알디에스, 애드리치,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이 추가되면서 연결 국내법인이 7개로 늘었다. 오뚜기삼화식품은 오뚜기로 흡수합병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 오뚜기제유가 추가돼 국내법인은 모두 10개가 됐다. 같은 기간 해외법인은 7개에서 중국법인 1곳(북경오다길상무유한공사)이 청산하면서 6개로 줄어들었다. 해외법인은 거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국내법인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오뚜기 종속법인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뚜기 종속기업이 되기 위해선 오뚜기가 과반(50%+1주)이 넘는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오뚜기는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자 하는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 분할시킨 이후 지주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썼다. 지분 확보를 위한 별도의 자금 소요 없이 계열사 체제로 편입시키는 전략을 강구한 셈이다.

지난해 오뚜기 계열사로 편입된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가 대표적이다. 지주회사로 분할된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는 오뚜기와 흡수합병하면서 소멸됐다. 사업회사인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는 자연스럽게 오뚜기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오뚜기물류서비스 편입도 상미식품의 분할 및 흡수합병의 결과물이다. 2016년 말 기준 오뚜기물류서비스에 대한 지분율은 46.59%에 그쳐, 과반을 넘지 않았다. 삼미식품이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물류서비스 지분(16.61%)은 분할 및 흡수합병 과정에서 오뚜기로 넘어갔다.

오뚜기제유의 오뚜기 계열사 편입도 상미식품의 분할 및 흡수합병의 수혜를 입었다. 2017년 말 기준 오뚜기의 오뚜기제유 지분율은 26.52%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기준 52.33%로 상승했다. 상미식품이 보유하던 지분율(10%)이 오뚜기로 넘어갔다.

오너일가가 보유하던 지분을 오뚜기로 넘긴 것도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오뚜기물류서비스 지분 전량(16.97%)를 지난해 4월 오뚜기에 넘겼다. 함 회장은 오뚜기제유 지분 26.52% 가운데 절반 가량인 13.33%를 오뚜기에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는 오뚜기제유 지분 52.33%를 확보하면서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사실상 오너 소유였던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알디에스도 오뚜기로 편입됐다. 알디에스는 함영준 회장이 60%, 그의 사촌동생인 함영제 씨가 20%를, 그리고 오뚜기가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 일가가 지분 전량을 넘기면서 알디에스는 오뚜기의 100% 자회사가 됐다.

오뚜기의 이같은 계열사 편입은 2017년부터 가속화됐다. 오뚜기제유, 상미식품, 오뚜기물류서비스 등 관계기업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그 결과 오뚜기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오뚜기 자산규모는 2016년 말 1조5927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조635억원으로 커졌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2조107억원에서 2조2468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뚜기 종속으로 편입되지 않은 주력기업은 오뚜기라면뿐이다. 오뚜기라면 최대주주인 함 회장이 보유한 지분 32.18%를 오뚜기로 넘기는 게 핵심이다. 오뚜기는 오뚜기라면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관계기업과 달리 기업규모가 커서 분할 및 흡수합병하는 카드를 쓸 수가 없다. 지분을 오뚜기로 넘기는 등 오너 일가의 결단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노리고 계열사 편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뚜기라면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가 종속회사로 편입된 상황에서 오뚜기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자연스럽게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은 경영권 승계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의 최대주주인 함 회장은 지분 27.31%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59.34%다. 이 가운데 자녀 함윤식 씨와 함연지 씨가 보유한 지분은 각각 2.11%, 1.19%에 그친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장기적으로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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