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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운용, 대주주와 우호관계 '컨설팅'까지 한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분석]①비공개 행동주의 원칙, 가치투자와 행동주의 결합 '주목'

이민호 기자공개 2019-04-17 13:00:00

[편집자주]

투자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히 조성돼 있다. 덩치가 크지 않지만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도 액티비스트(Activist)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의 운용철학과 전략, 핵심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1일 09: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은 16년의 업력을 보유한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다.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여러 기업을 발굴해 장기간 투자하며 재평가를 유도해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섹터에 속한 기업의 대주주와 커뮤니케이션하며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쌓고 성공적인 수익률도 달성했다.

이런 VIP자산운용이 올해 행동주의를 주요 전략으로 하는 펀드를 선보였다. 행동주의를 수익모델화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자신감이 작용했다. VIP자산운용의 운용철학인 가치투자와 수익 창출 모델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행동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지 주목받고 있다.

vip자산운용_최준철_김민국_대표
최준철 대표(좌), 김민국 대표(우)
사진제공=VIP자산운용

◇대주주와 우호적 관계 형성…비공개 행동주의 우선 원칙

VIP자산운용식 행동주의의 근간인 가치투자는 2003년 투자자문사 설립 때부터 내세우고 있는 투자철학이다. 최준철 대표와 김민국 대표는 서울대 투자동아리 '스믹(SMIC)'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의기투합해 VIP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에 이은 국내 가치투자 1.5세대로 불린다. 지난해 6월 운용사로 전환했으며 현재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수탁고를 운용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의 가치투자가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의 방식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만큼 행동주의도 이를 따른다. 주주정책 변화 의지가 있는 대주주 또는 최고경영자(CEO)와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주주정책 방향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큰 틀이다. 애초에 단기 차익을 노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주주정책 변화를 이끌 수 없고 대주주와 마찰만 생길 뿐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VIP자산운용이 투자한 대부분의 회사가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현저히 저평가돼있는데 이는 대부분 미래 영업현금흐름이 주주의 주머니로 귀속된다는 시장의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회사를 도와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면 빠른 속도로 재평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 개념을 이용해 늘어난 기업가치가 얼마나 주주의 몫으로 돌아왔는지를 판단한다. 총주주수익률은 주주가 일정 기간 동안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이익을 합쳐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말한다. 기업가치가 늘어난 만큼 주가나 배당으로 시장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총주주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상황을 판단한 후 주가 상승이 적합한 시기라면 IR 정책을 제안하는 반면, 배당이 유리한 시기라면 배당성향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배당계획을 사전에 공시하도록 한다.

VIP자산운용은 비공개 행동주의를 기본으로 한다. 비공개 서한이나 면담을 통해 대주주와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치며 대주주와 기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는다. VIP자산운용의 제안에 대한 대주주의 답변이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한다.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크게 저평가된 시기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건의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 대표는 "주가수익률(PER)이 크게 하락한 경우 자사주 매입만 한다면 오버행 이슈가 발생하거나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쪽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소각까지 실시하면 대주주의 지분율을 올려 외부 M&A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혜택이 가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신뢰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동주의를 이끄는 주축은 최 대표와 김 대표다. 전반적인 수탁고 운용에서 최 대표는 성장주에, 김 대표는 가치주와 배당주에 강점이 있지만 행동주의에 있어서는 각자 지식과 경험이 많은 섹터 위주로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가 행동주의 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 대표가 유통 섹터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최근 현대홈쇼핑에 더 깊이 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동주의 전략 '트리플A' 펀드 출시…펀드 단위 수익모델화 첫발

VIP자산운용은 올해 1월 23일 행동주의를 주요 전략으로 하는 'VIP 트리플A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출시했다. 행동주의를 펀드 단위 수익구조로 가져가려는 본격적인 시도였다. 펀드 설정은 김 대표가 직접 주도했다. 운용사 전환 후 최 대표 주도 하에 멀티매니저 시스템을 핵심 운용전략으로 내세운 'VIP All-in-One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출시한 이후 두 번째로 내놓은 펀드다. 'VIP 트리플A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은 설정 당시 운용규모가 245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3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트리플A펀드는 삼성증권이 PBS 업무를 맡았고 시딩자금도 일부 지원했다. 리테일 자금 모집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창구를 이용했다. 기존 VIP자산운용 일임자산에서도 펀드 운용전략에 동의한 일부 자금이 유입됐다.

트리플A펀드는 전체 신탁재산의 절반 정도씩 국내주식 투자와 대체투자에 배분하고 나머지 5~10%를 차익거래에 투자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국내주식 투자분 중 70%가 행동주의를 표방한 투자 재원이다.

VIP자산운용은 기존 1조6000억원 규모의 일임자산으로 투자한 기업에 트리플A펀드 추가로 투입하는 형태로 트리플A펀드의 행동주의 투자분을 운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비율로 따졌을 때 트리플A펀드에서 행동주의에 투입되는 금액이 150억원 안팎인데다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할 시 하나의 기업에 투입되는 자금은 수십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배구조 개편 또는 주주정책 개선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오랜 기간 일임자산 투자로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기업을 설득하기 때문에 지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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