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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제골프장 회생절차 왜곡…악용 우려 양평TPC 등 존속가치 고의 축소 의심

진현우 기자공개 2019-04-15 08:05:1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원제 골프장이었던 양평TPC골프클럽(이하 양평TPC)과 버드우드CC를 두고 회생절차를 악용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이 나지 않아 폐장 위기에 직면한 두 골프장은 대출(Loan) 투자 형태의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에 힘입어 현재는 대중제 영업을 개시한 상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양평TPC와 버드우드CC는 회사의 존속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 채권 변제 비율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이 두 골프장을 상대로 항고심을 제기할 때 제일 먼저 문제 삼았던 것 역시 존속가치다. 대중제 전환을 가정하고 미래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해 책정되는 존속가치는 회원들의 채무 변제비율과 관련 있다.

작년 5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양평TPC의 존속가치는 860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회생절차에 들어올 당시 양평TPC의 자산가치는 재무제표 상 1832억원에 달했다. 실제 회원들이 제출한 즉시항고장엔 2015년 양평TPC의 감정평가 금액이 1800억원으로 책정됐고,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2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내용이 기재됐다.

버드우드CC도 존속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시키려 한 점이 항고심을 통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버드우드CC는 보유중인 사천CC 지분을 실제 주식가치보다 50억원 가량 낮게 평가해 청산가치를 고의로 줄였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회원들의 변제금액을 결정하는 기준가격을 조정했다는 점은 회생절차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협하는 중대 사항이다.

2016년경 AV자산운용이 사천C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제시한 주당 매입금액은 1만6000원대. 당시 사천CC 운영사인 한올의 매출액은 154억8600만원, 영업이익은 77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27홀 대중제 골프장 사천CC는 영남지역 내 홀당 최다 내장객 타이틀을 갖고 있는 매년 7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돈 잘 버는 알짜 골프장이었다.

버드우드CC는 보유중인 사천CC 지분을 51억원에 책정했다. 이를 다시 64만8197주로 나누면 주당 7800원 가량의 금액이 계산된다. 2016년 주당 1만6000원대로 거론되던 가격이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오히려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정된 것이다. 버드우드CC와 양평TPC는 여전히 사천CC 지분을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고 보유중이다.

작년 5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양평TPC골프클럽은 회원들의 응집력이 갈수록 떨어져 개인별로 회사 측과 합의하며 갈등은 무마됐다. 버드우드CC는 38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항고심에 동참한 가운데 이달 18일 두 번째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명목상의 이유는 재판부 교체에 따른 재심의지만, 주심판사가 해당 소송에 의문사항이 생겼다는 점도 결과를 주목케 하는 대목이다.

두 골프장은 모두 공교롭게도 유안타증권의 대출(Loan) 투자를 받아 신규자금을 유치했고, 이 돈으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시장에서는 낮은 수익성으로 대중제 전환을 고심하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이같은 전례를 학습해 똑같은 일을 저지른다면 회생절차 본연이 갖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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