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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넷, 국내1위 통신장비사…신사업으로 도약 [ICT 상장사 진단]①'MSPP·POTN·AGW' 기반 차별화…LTE-IoT모듈·OLED로 확장

강철 기자공개 2019-04-16 08:02:01

[편집자주]

ICT는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이라 불린다. 부가가치의 근간인 융합과 연결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5G시대가 도래하면서 ICT 기술주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핵심 부품부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 또한 날로 확대되고 있다. 퀀텀점프 도약대에 오른 ICT 상장사들의 성장 스토리, 재무 이슈, 지배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5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넷은 국내 굴지의 통신장비 전문 기업이다. MSPP(Multi Service Provisioning Platform), AGW(Access Gateway System), POTN(Packet Optical Transport Network), LTE-IoT 모듈 등 다양한 장비를 개발한다.

창업자인 김광수 대표는 2000년 1월 우리넷을 설립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그는 다양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쌓은 노하우를 창업을 통해 직접 구현해보기로 했다. 김 대표와 뜻을 같이 한 7~8명의 동료들도 자본금을 십시일반 출자했다.

우리넷은 사업 초기 광전송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관련 용역을 제공하며 사세를 넓혀 나갔다. 그러나 사업은 이내 어려움에 직면했다. 장비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인프라 없이 기술만 단순 제공하다보니 외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 실제로 연간 매출액은 어느 순간 10억원 수준에서 정체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기술력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에 철저한 준비없이 무작정 창업을 했던 것 같다"며 "설립 후 5년동안 영업을 전적으로 다른 기업에 의존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우리넷 전경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우리넷 본사 전경

우리넷은 어려운 경영 상황을 묵묵히 견뎌냈다. 성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서비스 향상에 매진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소용량 SDH(Synchronous Digital Hierarchy) 광전송 장치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다중 서비스 지원 플랫폼(MSPP·Multi Service Provisional Platform) 장비의 원천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MSPP는 하나의 장비에서 음성, 이더넷(IP 데이터) 등 다양한 신호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시 1개 장비로 IPTV, 초고속 인터넷,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넷이 개발에 집중할 당시 SDH를 대체할 혁신 기술로 부각됐다.

꾸준한 연구개발(R&D) 노력은 2004년 결실을 맺었다. 그해 3월 한 단계 진화한 MSPP 장치인 AMSP(Access MSPP)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1년부터 통신망에 우리넷 기술을 적용해온 KT는 2004년 6월 AMSP를 공식 제품으로 인증했다.

우리넷은 신제품 개발에 맞춰 독자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2005년 영업을 대행해주던 기업의 조직을 흡수해 산하 조직으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R&D와 영업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뼈대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하나로텔레콤(SK브로드밴드), LG데이콤·LG파워콤(LG유플러스), 온세통신(세종텔레콤) 등 다른 통신 사업자들과도 거래 관계를 구축했다. 2007년부터는 삼성네트웍스(삼성SDS)에도 전용 회선망을 위한 MSPP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영업망이 넓어지면서 제품의 종류도 한층 다양해졌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급증에 맞춰 MSPP의 용량도 더 많은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2.5G MSPP 장치(BMSP), 대용량 MSPP 장치(CMSP) 등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제품들은 모두 사업 파트너들로부터 공급 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는 "여러 이슈로 힘들었던 시기를 미래를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믿음으로 참아냈다"며 "2004년 AMSP를 개발한 후 이듬해 영업 조직을 흡수하며 제대로 된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이 지금의 우리넷을 있게 만든 전환점이었다"고 밝혔다.

2008년 퀀텀점프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KT에 AGW(Access Gateway System)를 공급하던 삼성전자가 우리넷에 이 사업의 인수를 제안했다. AGW는 음성전화, ADSL, 전용회선 등의 통신 수요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 수용하는 장비다. 2000년대 중반 음성 서비스의 IP화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전화국과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AGW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우리넷은 2008년 3월 삼성전자와 AGW 사업을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KT가 맺은 AGW 계약과 관련한 자산과 영업권 일체를 확보했다. 그해 7월 우리넷 브랜드가 적용된 AGW 사업을 공식 론칭하며 본격적인 개발·판매에 나섰다.

AGW 사업의 장착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코위버, 텔레필드 등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동시에 경찰·소방청 도청망, 우정망, 교육청망, 금융망, 농어촌BcN망을 비롯한 국가 기관이 발주하는 네트워크 사업을 활발하게 수주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여기에 사업 파트너들과 오랜 기간 검토한 해외 진출이 가시화하면서 영업 기반은 한층 안정됐다. 우리넷은 2009년 KT와 유경테크놀로지스를 통해 르완다 통신청에 메트로망 구축용 대용량 MSPP를 수출했다. 방글라데시에도 320G급 CMSP를 공급했다.

김 대표는 "운이 좋게도 KT, SK 등과 설립 초기부터 꾸준하게 차세대 장비 개발을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 결과 사업 다각화도 원활하게 병행할 수 있었다"며 "AGW의 경우 국내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장비가 대부분 우리넷 브랜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AG-3500
우리넷의 대표 AGW 제품인 MAG-3500

우리넷은 2010년대 들어 철도 통신망으로 판매 영역을 넓혔다. 2012년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송정 구간 광다중화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약 100억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2년의 구매·설치 기간을 거쳐 2015년 3월 성공적으로 개통을 완료했다.

오송-광주·송정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다양한 사업들을 파생했다. 2014년 신분당선 연장구간 광다중화, 2015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전송설비, 2016년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구간 광다중화, 2018년 호남고속철도 2단계 광다중화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김 대표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자가 통신망의 확충 및 신규 구축에 대한 수요가 주기적으로 창출되고 있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추가 인프라 구축 계획에 맞춰 계속해서 증설 과정에 참여하고 장비를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영업망이 확대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도 한층 다양해졌다. 우리넷은 2015년 PTN(Packet Transport Network) 장비를 개발했다. PTN은 데이터를 일정한 꾸러미(패킷)로 묶어 전송하는 통신망이다. PTN 장비가 있으면 모든 유·무선 통신을 인터넷 프로토콜 기반(All-IP)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KT는 2015년 9월 우리넷의 PTN 장비를 도입했다.

2017년에는 광회선 패킷 통합 전달망 장비(POTN·Packet Optical Transport Network)를 개발했다. POTN은 회선망과 패킷망의 전송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광전송 장치다. 테라급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혁신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팬택과 사업 양수도를 통해 사물인터넷(IoT)용 통신모듈 기술도 장착했다. 지난해부터 'LTE-IoT 모듈' 제품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국내 통신 3사의 LTE 통신망을 이용해 IoT 기능을 제공받는 솔루션에 적용된다. 자율 주행차, 보안 솔루션, 중계장치 모니터링 사업에서 LTE-IoT 모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제반 절차를 밟고 있다. 후공정 모듈장비 제조, 유기물 소재 유통 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영업망과 포트폴리오의 확장은 건실한 외형 성장으로 이어졌다. 2007년 115억원 수준이던 우리넷의 매출액은 2017년 516억원으로 400억원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배가량 늘었다. 114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총액 규모도 865억원으로 커졌다.

김 대표는 "PTN·POTN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109억원의 공급 계약을 맺고 초도 납품을 진행했다"며 "신규 사업인 IoT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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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넷 IoT 제품 적용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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