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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급 트리거' 해소, 소액 사모채 평가 의뢰한다 [아시아나항공 M&A]등급 소멸 방지 목적, 25일 평정 전망…유효성 논란은 '공시'로 해소

이경주 기자공개 2019-04-19 07:59:4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신용평가사 두 곳에 사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 평정을 의뢰했다. 이른바 '무등급 트리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 회사채를 차환하면 신용등급이 소멸된다. 이 경우 1조원이 넘는 미상환 ABS(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조기상환해야 하는 트리거가 발생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

신평사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등급을 현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모채 등급 유효성 논란은 '공시'로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 매각결정에 등급 유지 전망

17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의뢰받은 사모채 신용등급 평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트리거 해소가 목적이기 때문에 발행규모는 1억원 미만 소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공모 회사채 만기일인 25일에 맞춰 두 신평사가 평정결과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효등급 소멸 우려만 해소하면 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만기일인 25일에 결과를 공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공모 회사채(제86회) 신용등급은 현재 BBB-다. 이번 사모채 평정 의뢰를 받은 한신평과 나신평 역시 현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두 신평사는 '한정' 감사의견 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지난달 하향검토 등급감시(Credit Watch) 대상에 등재했다. 와치 리스트에 등재되면 일반적으로 3개월 내에 등급조정이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도가 낮아 수년 전부터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7년 10월 발행한 600억원 공모채(제86회)가 마지막이었으며 이것도 만기일이 이달 25일이다. 제86회 공모채를 상환하면 공모 회사채 규모는 제로가 되며 유효신용등급도 소멸된다.

문제는 이 경우 ABS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공모채 대신 ABS를 핵심자금 조달 수단으로 삼아 왔기 때문에 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올 3월 말 기준 미상환 ABS 잔액은 1조988억원에 이른다. 대다수 ABS에는 △회사채 유효신용등급 소멸 △회사채 유효신용등급 BB+ 이하로 하락 △부도사유 발생 시 조기지급사유가 된다는 발행조건이 포함돼 있다.

신평사들은 현 공모채(BBB-) 수준으로 사모채 등급을 평정할 것으로 보인다. 와치 리스트에 등재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인데다, 이후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합의해 향후 유동성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하향 검토 대상을 해제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사모채 등급 유효성에 관심…'공시'로 문제 해결

크레딧업계 일각에선 사모채 등급을 유효신용등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이해당사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사모채 등급도 공시 할 경우엔 유효신용등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효신용등급이란 공식적 용어는 아니다. 회사채 이해당사자들 편의를 위해 생겨났다. 채권이 시장에 유통될 때 금리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문제가 없는, 공신력 있는 등급 정도의 의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당국 감시 하에 평정되는 공모채 등급이 유효신용등급으로 인정받는다.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선 관련법(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신평사 두 곳 이상으로부터 등급평정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결과를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반면 사모채 등급은 상황에 따라 유효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사모채는 특정 채권자와 개별 협의를 통해 발행하는 구조다. 애초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할 의무가 없다. 당연히 당국에 증권신고서도 제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모채 등급을 받는 경우는 채권자가 객관적 정보를 원할 때다. 문제는 엄밀히 보면 특정 채권자만을 위한 등급이고, 결과도 공시나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다른 이해당사자가 유효성 문제를 제기할 경우 반박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신평사들은 '공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공모채에 준하는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논란 소지가 없는 공모채 평정을 의뢰하지 않은 것은 현실적으로 발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공모채 평정을 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신용 이슈로 사려는 기관도 없을 뿐더러 기업실사와 수요예측 등을 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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