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바이오 CB 투자자 '재미 못봤다' [메자닌 투자 돋보기]한양증권·KTB운용 등, 투자 2년만에 절반물량 원금만 회수
이민호 기자공개 2019-05-07 13:00: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바이오 5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투자 2년만에 발행규모의 절반에 대한 원금만 일단 돌려받았다. 풋옵션 행사 가능일이 되자마자 에코바이오가 조기상환에 나선 것이다. 주가가 상승할 여지를 낮게 평가해 원금만이라도 회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금 회수분은 이익이 나지 않아 5회차 CB를 편입한 펀드는 수익률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바이오는 2017년 1월 25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00억원 규모 5회차 CB를 발행했다. 2016년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52억원을 조달한 이후 6개월만이었다.
|
에코바이오는 매립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발전연료로 가공하는 매립가스 자원화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5회차 CB 발행 당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던 시기였던데다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폐기물에서 추출한 바이오황을 이용해 비료, 의약품, 화장품 등에 적용하는 바이오가스 자원화 기술에도 드라이브를 걸던 시기였다.
운용사 중에서는 KTB자산운용(30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30억원), 수성자산운용(20억원), 오라이언자산운용(10억원)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외에 한양증권과 벤처포럼인베스트(옛 투썬인베스트먼트)가 50억원씩 출자했고 NH투자증권도 10억원을 담았다.
5회차 CB 만기는 5년이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로 책정됐다. 전환가액은 1만1718원이며 최초 전환가액의 70%(8203원)까지 하향 조정(리픽싱)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다. 현재 전환가액은 두 번의 리픽싱을 거쳐 조정 가능한 하단까지 내려온 상태다. 전환 청구는 발행 1년 이후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CB 인수자들에게는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포함됐다. 풋옵션은 발행 2년 이후부터 매 3개월마다 행사할 수 있으며 풋옵션 행사 시 원금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에코바이오에는 발행 이후 1~2년 사이에 매 3개월마다 발행가액의 30%(60억원)까지 중도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이 삽입됐다.
5회차 CB 인수자들은 전환 청구 가능일이 되자마자 차익 실현에 나섰다. 당시 전환가액은 한번 리픽싱을 거친 8636원인 반면 주가는 1만원선을 소폭 웃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에만 58억6000만원이 전환 청구됐다.
하지만 이후 에코바이오가 2017년 사업연도 적자전환을 공시하며 주가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66.9% 증가한 284억원을 기록했지만 7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여기에 바이오가스 자원화 사업 성과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된 영향도 작용했다.
지난해 2월 전환 이후 주가가 전환가액을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횡보하자 인수자들은 5회차 CB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 올해 들어 조기상환을 청구하는 방향으로 엑시트 전략을 수정했다. 2018년 사업연도 영업이익이 흑자(19억원)로 다시 돌아섰지만 주가는 여전히 탄력을 받지 못했다. 첫 번째 풋옵션 행사일이었던 지난 1월 25일 66억7000만원이 조기상환 청구된 데 이어 지난달 25일 37억3000만원이 추가로 청구됐다. 5회차 CB 발행가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기상환 후 남은 물량은 19억1500만원이다.
5회차 CB 발행조건에 따라 풋옵션 행사분에 대해서는 인수자들이 이자를 수취할 수 없다. 원금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익이 제한되는 셈이다. 만기가 약 3년 남았지만 표면이자율이 0%인데다 전환 청구일이나 조기상환 청구일에 맞춰 엑시트에 나서는 메자닌 투자의 특성을 감안하면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상황에서 더 이상 CB를 보유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다음 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오는 7월 25일이다. 지난달 초부터 주가가 완만한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이 기간 전환가액을 조금이라도 웃도는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할 경우 잔여분에 대해서는 전환청구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잔여물량이 많지 않아 전환되더라도 전환차익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증권, 우발채무 줄이자 부실채권 급증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여전사경영분석]JB우리캐피탈, 고수익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개편 지속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IFRS17에 바뀐 경영전략…'퍼스트 무버' 총력전
- [보험사 해외사업 점검]삼성생명, 성장 느린 태국법인…자산운용 투자 '속도'
- [2금융권 연체 리스크]현대카드, 최상위 건전성 지표…현금서비스·리볼빙 주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조달전략 분석]그룹 자금 빨아들인 홍정혁 사장의 청사진
- [조달전략 분석]홍정국號 BGF리테일, 그룹 지탱하는 현금창출력
- [조달전략 분석]BGF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BGF리테일'
- [Board Index/두산그룹]이사회 개최빈도 결정한 그룹 구조조정
- [Board Index/두산그룹]탄탄한 지원 조직, 아쉬운 교육 시스템
- [Board Index/두산그룹]사외이사 겸직 비율 40% 선…타사보다 높은 편
- [Board Index/두산그룹]규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사외이사진
-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 [Board Index/두산그룹]내부절차뿐인 CEO 승계정책…위원회 설치 의지는 밝혀
- [Board Index/두산그룹]'보상위원회 미설치' 사내이사 보수는 내규 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