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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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총수 지정도 관여한 이명희…조원태 지배력 분산 [한진家 상속재산분할]그룹 의사결정 때마다 가족간 합의 필요 시사

고설봉 기자공개 2019-05-14 08:24:5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3일 08: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회장으로 추대된 조원태 회장을 향한 '권력 집중도'가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너일가 간 유산 상속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나면서 지배권이 확실히 조 회장에게 모아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 향후 조 회장이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끄는데 있어 '지배력 분산'이 일어나면 제대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를 앞두고,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접 나서면서 오너일가 간 갈등의 층위가 복잡하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오전 이 전 이사장은 법무법인 광장을 찾아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변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유산 상속을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동일인(총수) 확정도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행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진그룹이 "오는 15일 이전 동일인을 지정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룹 공식 경영체제와는 별도로 이 전 이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며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이 전 이사장이 법무법인 광장을 방문한 뒤인 지난 10일 오후, 한진그룹 안팎으로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전 이사장이 본격 행보에 나선 뒤, 반나절 만에 '한진그룹 동일인 지정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는 역으로 그만큼 조 회장의 입지가 견고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한진그룹 오너일가. (왼쪽부터)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동일인 지정은 친족간 지분이 분산돼 있어도, 친족간 합의를 통해 누구를 동일인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수 있는 비교적 손쉬운 일이다. 이런 일에서도 오너일가 간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및 지배권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이 외부에 노출됐다. 향후 조 회장이 한진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제 힘을 발휘할 수 있겠냐 하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지배력 기준을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회사로서 동일인이 당해 회사의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회사(시행령 제3조 제2호)'로 정하고 있다. 특히 '동일인이 다른 주요 주주와의 계약 또는 합의에 의하여 대표이사 또는 임원의 100분의 50이상을 선임하거나 선임 할 수 있는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동일인이 굳이 최대주주가 아니어도, 주요주주 간 합의를 통해 경영권 및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지배력이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주요주주 중 실제 기업집단 경영에 있어 실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동일인으로 간주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정위는 주요주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서 '대표이사 및 임원 임명을 할 수 있는' 실제 경영권 행사 여부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 지정은 꼭 최대주주가 아니어도 된다"며 "동일인 지정 요건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지분, 실제 기업집단에 경영권을 행사 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한다"고 설명했다.

법정상속을 가정한 한진칼 지분의 한진그룹 오너일가 상속분

지분 상속이 법정기준대로 이뤄진다 해도, 혹은 가족 간 합의를 거쳐 분할한다고 해도, 조 회장을 구심점으로 한 오너일가 연합의 응집도가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속해 오너일가 간 중요한 의사결정을 두고 대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공정위 총수지정을 두고 확인된 셈이다. 한진칼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이 오너일가 공동 소유인 만큼, 의견합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권력 집중도'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 전 이사장의 한진그룹 경영 개입 및 지배권 행사 등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지난 10일 법무법인 광장 방문이 이러한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전 이사장은 법정상속 기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재산을 가장 많이 상속 받는다. 민법 제1009조(법정상속분)에 따르면 부인 이 전 이사장의 상속분은 1.5이고, 나머지 자녀 세명의 상속분은 각각 1이다. 분수화 하면 총 상속 재산을 9등분 해서, 이 전 이사장이 9분의3을, 자녀 3명 각각 9분의2를 상속 받는다. 이외 조 전 회장의 개인 자산(부동산, 예금 등)도 오너일가 4명에게 같은 비율로 돌아간다.

이 경우 그동안 한진칼 지분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이 전 이사장은 단숨에 한진칼 지분 5.95%를 보유한다. 이외 조 회장 및 조 회장 및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 등은 각각 한진칼 지분 3.96% 씩을 상속 받는다. 자녀들의 경우 한진칼 지분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상속 뒤 보유 지분율은 조 회장 지분 6.3%, 조 전 부사장 6.27%, 조 전 전무 6.26% 등이다. 사실상 오너일가 간 지분율이 서로 엇비슷해진다. 향후 오너일가 간 다툼이 벌어지면 지배력이 더 쪼개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롭게 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곳이 아닌 이상 공정위에 자료 제출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사항이 아니다. 한진그룹의 경우 고 조양호 전 회장에서 부인, 혹은 자녀들에게 총수가 넘어가면, 그 넘어간 사람을 기준으로 친족 범위를 확정하면 되는 일이다. 이런 기본적인 자료 제출이 안됐다는 것은 동일인 지정 자체의 합의가 잘 안됐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고, 이는 가족 간 하나의 구심점을 찾아 지배력을 응집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요즘 계속 재단일은 아니고, 그쪽(한진그룹)일을 보신다"며 "자녀들이 이 전 이사장 집에 왕래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으로 의사소통을 어떤식으로 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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