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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기평 재도전 실패…NRDO 한계? 투자자·IPO 대기업체 등 당황…디벨로퍼 개념 모호 지적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9-05-15 08:17:4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4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또다시 기술성 평가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바이오업계가 뒤숭숭하다.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 뿐만 아니라 향후 기술성 평가를 앞둔 바이오 테크들도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국내 자본시장이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개발 중심 바이오벤처)를 받아들일 정도의 여력을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SNS 계정을 통해 기술성평가 탈락 결과를 지난 10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연내 IPO 계획이 또다시 물거품이 된 셈이다. 지난해 4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BB과 A급을 받은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기술보증기금과 NICE로부터 모두 BBB등급을 받았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선 적어도 한 곳의 평가기관에서 A등급을 확보해야 했다.

브릿지바이오 투자엔 벤처캐피탈, 자산운용사, 은행 등 참여한 FI만 10곳이 넘는다. IPO를 통한 회수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기술성평가를 앞두고 있는 바이오업체들 역시 브릿지바이오의 2년 연속 심사 탈락에 주목하며 향후 대응 전략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기술성평가 결과는) 아쉽지만 아직 개선하고 확보해야 할 역량이 많다는 걸 일깨워줬다"며 "진행 중인 여러 개발 상황을 잘 진행시키며 동시에 내부적인 역량과 시스템을 더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브릿지바이오가 NRDO라는 점이 평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신약 후보물질을 인수해 임상시험과 상용화 등 개발에만 집중하는 만큼 순수 R&D 업체보다는 저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국내 NRDO업체 가운데 상장을 시도하는 건 브릿지바이오가 처음이다.

VC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가 사명에 테라퓨틱스를 추가하고 연구기반도 확충했지만 평가기관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NRDO의 비즈니스 구조를 제대로 아는 평가기관이 많지 않다는 점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 결과를 둘러싼 반발도 상당하다. NRDO와 순수 R&D 업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NRDO를 나누는 기준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상장한 에이비엘바이오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은 트리거테라퓨틱스 그리고 압타바이오의 기술을 이전받은 호프바이오 역시 바이오테크 일종으로 분류되는게 전부다.

한 바이오테크 대표는 "조단위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신라젠을 포함해 처음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순수하게 발굴해 이를 개발해 나가는 업체를 찾기란 쉽지 않다"며 "국내 대부분의 신약제조 업체들은 큰 그림에서 NRDO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가 내년에도 계속 기술성평가를 시도할 지는 불확실하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지난주 결과를 통지받은 만큼 향후 의사 결정을 둘러싸고 상장 주관사인 KB증권, 대신증권 등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5년 말 설립된 브릿지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BBT-401(궤양성 대장염)의 미국 임상 2상이 시작됐으며 올해 안에 한국에서의 임상2상과 중국 임상 1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에서 도임한 BBT-877(특발성 폐섬유증)은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BBT-176(폐암치료제)의 미국, 한국 IND도 연내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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