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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IPO 시장 찬물 끼얹나 [Market Watch]피어그룹 주가하락, 공모가 불리…작년 10월 철회사태 재현우려

이경주 기자공개 2019-05-20 07:25: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당장 공모가 산정 기준이 되는 피어그룹(비교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IPO 추진 목적인 자금조달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 무더기로 IPO 지연이나 철회가 이어진 작년 '검은10월'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른바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지난 9일 폭락한 국내 증시는 현재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200수준이었던 코스피지수는 9일 2102.01로 급락했으며, 16일 현재 더 낮아진 2067.69로 마감된 상태다.

코스피지수
코스피지수(사진:네이버금융)


전문가들은 IPO 시장이 연쇄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발행사가 계획했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피어그룹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이는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자체를 낮추게 한다.

가령 이달 20~21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마이크로디지탈은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2만3000원이다. 기업가치 평가기준을 주가수익비율(PER)로 잡고 비교기업들 PER 평균을 대입해 나온 수치다. 비교기업 PER은 나노엔텍 43.1배, 마크로젠 103.46배, 씨젠 60.47배, 아이센스 15.52배다. 지난달 4월 12일을 기준일로 기준주가를 산정해 나온 PER이다.

그런데 현재는 PER이 대다수 하락한 상태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나노엔텍은 38.64배, 마크로젠 84.84배, 64.81배, 아이센스 14.20배로 마크로젠을 제외하고 낮아졌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이미 희망밴드를 산정한 상태라 상관없지만, 현재 희망밴드를 정해야 하는 경우 한 달 전보다 공모가 기준 자체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규모 자금조달을 하려던 기업은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때문에 기업가치가 조단위로 평가되는 기업들은 지연이나 철회를 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커버리지 본부장은 "결국 에쿼티(주식) 가격을 높게 평가 받아야 IPO니즈가 커지는데 그러려면 증시가 좋아야 한다"며 "대기업들은 조달규모 상 목표치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이 좋지 않으면 계획을 변경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기관 투심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발행사가 낮은 공모가를 감수한다해도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하면 IPO가 실패할 수 있다. 앞선 본부장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지난달 중국 수출액 감소율이 16%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왔다"며 "수출국인 우리나라에겐 큰 타격이 되는 내용으로 국내 경기와 증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증시는 성장성(주가상승)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인데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관 IPO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42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4개기업만 상장을 완료한 상황이다. 나머지 38개 기업 대다수가 미중 무역갈등 영향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팜스빌과 TS트릴리온, 네오크레마, 라닉스, 이베스트이안기업인수목적1호, 제너럴바이오, 페이게이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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