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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TRS 전수조사' 헤지펀드로 왜 확대했을까 기업과 거래논란 사전차단 가능성…후속 정밀조사 가능성 업계 '촉각'

이효범 기자공개 2019-05-20 08:54:32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0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헤지펀드들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TRS 거래가 논란이 되자 헤지펀드 업계로 조사 범위를 확대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더불어 증권사 TRS 거래의 주 대상인 자산운용사 헤지펀드를 통해 기본적인 거래 규모와 기초적인 현황을 샅샅이 들여다 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들은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광범위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특정시점의 TRS 거래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한게 아니라 꽤 방대한 범위의 자료를 요구했다"며 "운용사 설립 이후 TRS와 관련된 거래 내역을 모두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내 모든 헤지펀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선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번 조사처럼 특정사안에 대해 현황을 점검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문제가 있는 헤지펀드가 있다면 특정 운용사를 대상으로만 진행하겠지만, 국내 모든 헤지펀드 운용사에게 자료를 요청했다는 점을 볼 때 업계 현황을 훑어보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TRS라는 것도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단순한 주식, 채권 거래와 달리 한번 사고가 나면 수습이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헤지펀드 시장이 최근 수년간 급성장 하자 금감원이 점검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최 회장과의 TRS거래가 이슈로 불거지자 연장선상에서 헤지펀드 업계를 조사하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논란이 됐던 거래가 또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점검하고 문제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특수목적회사(SPC)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TRS 계약을 맺고 SK실트론 지분 19.4%를 매입했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이 설립한 SPC에 발행어음 자금을 투입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SPC-최 회장'으로 이어지는 자금흐름을 볼 때 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에게 개인대출을 해준것으로 봐야 한다고 문제 삼았다. 결국 지난달 초 이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증권에게 기관경고(단기금융업무 운용기준 위반)로 심의,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주의나 감봉조치를 심의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TRS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을 지적, 효성에 대해 대표이사 검찰고발과 과징금 제재한 것을 계기로 TRS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뒷북조사를 하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 2013년부터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TRS 거래가 문제시 됐지만 감독당국이 뚜렷한 제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업계의 TRS 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것도 뒷북조사 논란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일 수 있다"며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최 회장과의 거래가 문제시 된 상황에서 또 다시 TRS와 관련된 거래에서 문제가 불거진다면 금감원 입장에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TRS 현황을 점검한 이후 개별 헤지펀드에 대한 추가조사를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D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헤지펀드들은 TRS 거래를 그렇게 활발하게 활용하지는 않는다"며 "거래내역이 없는 운용사들도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그는 "TRS 거래를 활발하게 활용하는 일부 운용사들이 있는데 (금감원이)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감원은 상시적인 현황 점검 차원에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현황 조사 이후 개별 운용사의 TRS 거래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알수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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