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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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는 땅' 투자부동산 둔갑시킨 건설사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19-05-20 09:22:42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경기 침체는 지방에 땅을 사둔 자체사업 위주의 중견 건설사에 특히 부담을 주고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긴 하지만 늘어나는 지방 재고용지를 대하는 건설사들의 방식을 보면 씁쓸한 게 현실이다.

건설사의 재고자산 용지는 사업화가 진행되지 못한 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업부지를 100% 매입하지 못했거나 인허가 승인을 받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요즘처럼 주택경기가 안 좋을 때는 건설사가 착공 엄두를 내지 못해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방 용지에 대해선 미분양 우려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용지를 보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사업에 착수해 분양이 되지 않으면 손실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늘어나는 재고용지를 대하는 건설사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재고용지를 쌓아놓고 시장 분위기가 나아지길 기다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회계상 인식계정을 바꾸기도 한다.

지방 건설사 중에서는 재고용지를 회계상 투자부동산으로 대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파트를 지어야 할 땅에 모델하우스를 짓고 임대수익을 받는 식이다. 합법적인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어 이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다만 소위 '놀리는 땅'을 투자부동산으로 바꿔 인식하는 사정은 다소 씁쓸하다. 투자부동산으로 인식했다는 것은 재고용지 중에서도 단기적으로 사업진척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는 얘기다. 건설사 내부적으로 지방 주택경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백억원의 용지를 투자부동산으로 바꿔봐야 임대수익은 수억원에 불과하다.

운전자본 부담을 덜기 위해 재고용지 일부를 다른 계정으로 빼 둔 것이라면 아쉬움은 더 크다. 실제 운전자본 부족분은 회계상 수치보다 더 크다는 얘기가 되어서다. 재고용지 부담이 커질수록 건설사 입장에선 더 많은 꼼수가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 스스로 해결될 일일 수도 있다. 다만 이같은 현상의 원인에는 정부 몫도 있지 않나 생각된다. 수도권 공급용지는 없어서 못 구하고 지방 용지는 있어도 사업착수를 기피하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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