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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해외투자 확대 '부메랑' [어닝쇼크 한화생명 긴급진단] ①환헤지 역풍 탓에 수익성 휘청…2020년에나 개선 가능

원충희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05-22 15:03:49

[편집자주]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중 2위. 삼성, 교보와 함께 빅3를 이루고 있는 한화생명은 2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화그룹 실적을 불안하게 만들 정도다. 뿐만 아니라 책임준비금 부족, 자본확충 필요성 등 각종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간 빅3 명성에 가려져있던 내재위험을 진단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0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수년간 늘려왔던 해외투자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과거 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확대했던 외화증권은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해 헤지비용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여기에 딜라이브 인수금융 충당금, 주식손상차손 등 일회성 요인이 겹치니 생보업계 2위인 한화생명도 2개 분기(2018년 4분기~2019년 1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면치 못했다.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은 더 문제다. 유로화자산 확대 등 통화 다각화 전략으로 리스크를 완화하고 있지만 수익률 급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해외자산 롤오버(이월)가 2019년에 마무리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은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올해 경영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진 상황이다.

◇저금리·보험손실 대안 '외화증권'

한화생명이 본격적으로 해외자산투자 비중을 확대한 것은 2014년쯤의 일이다. 그전만 해도 일반계정 운용자산 가운데 4%대 불과했던 외화증권 비중은 2014년 상반기 8%대로 급증하더니 그해 말에는 10%를 돌파했다. 현재는 운용자산의 29% 규모로 파악된다. 이는 삼성생명(6.9%), 미래에셋생명(10.7%), 동양생명(23.8%), 오렌지라이프(3.5%) 등 다른 상장 생보사보다 비대해진 수준이다.

한화생명 자산수익률
*2019.1Q 일반계정 기준

초반에는 한국물(Korean Paper·KP)에 집중하다가 해외 장기국채 및 회사채로 저변을 확대했다. 수익성도 좋았다. 당시(2014년 말) 운용자산이익률이 5%였는데 외화증권 운용수익률은 6%대일 정도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해외투자를 늘린 배경은 저금리 장기화로 국내자산으로는 운용수익률을 제대로 낼 수 없는 탓이었다. 특히 한화생명은 확정금리부채 부담금리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수익성이 좀 더 높은 자산운용전략을 펼쳐야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국내채권으로 자산·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을 관리하면서 해외채권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방어하는 운용전략을 수년째 이어왔다"며 "해외투자 수익성이 전체 운용자산이익률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의존도가 커진 배경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상당수 생보사들이 그렇듯 한화생명 역시 보험부문 손실을 투자부문 이익으로 메우는 손익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은 마이너스(-) 221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료수익 2조3659억원에서 지급보험금(2조297억원)과 사업비(3101억원), 재보험비용(432억원) 등을 제하면 남기는 커녕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를 커버한 게 투자손익(7430억원)이다. 달리 말하면 투자부문에서 삐끗할 경우 전체 손익이 흔들린다는 뜻이다. 분기당 1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내는 한화생명이 지난해 4분기 순손실 261억원, 올 1분기 순익 465억원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도 투자부문 수익성 저조와 일회성 손실이 겹친 탓이다.

◇한미금리 역전, 환율상승에 '직격탄'

해외투자 수익률의 발목을 잡은 주범은 파생상품 손실이다. 3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투자영업수익은 1조369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17억원)대비 2676억원 증가한데 비해 투자영업비용은 2796억원에서 6263억원으로 3466억원이나 늘었다. 딜라이브 인수금융 충당금, 주식손상차손 등의 요인도 있지만 파생상품 거래·평가손실(3569억원)이 결정타였다.

보험사들은 해외투자자산의 환리스크 방지를 위해 스왑(Swap) 등 파생상품을 이용. 환헤지를 한다.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위험 방어할 수 있으나 환리스크 변동성이 커질 때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재무변동성이 확대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환율이 상승할 경우 스왑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스왑금리가 비싸짐에 따라 환헤지비용이 증가한다. 외화증권의 80%가 미국 달러화(USD)인 한화생명은 한·미 금리역전으로 원·달러 스왑 포인트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환헤지비용이 불어난 게 해외투자 수익을 깍아내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해외투자시 통화스왑(CRS), 외환스왑(FX Swap) 같은 상품으로 헤지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스왑 포인트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며 "만기가 긴 스왑일수록 금리가 높은데 한화생명의 경우 환헤지 평균만기가 2년인 점을 감안하면 단기로 스왑하는 회사보다 헤지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스왑 금리추이
*자료 : 한국자금중개

파생상품으로 환헤지를 하기 어렵다면 대신 통화 다각화로 리스크를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미 달러와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구성해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내는 방식이다. 한화생명도 헤지비용 부담을 방어하기 위해 외화증권 가운데 유로화채권 비중을 16%까지 확대했다. 다만 이는 수익률 하락 폭을 완화하는 정도일 뿐 개선추세로 전환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 환헤지비용은 -140~150bp 수준인데 2018~2019년 해외자산이 롤오버 될 예정"이라며 "2020년에는 헤지비용 축소여부에 따라 투자수익률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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