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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커지는 조선사 파생 포지션, 삼성重 압도적 1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50% 미만 유지…"양방향 위험 상존, 과도한 환헤지 경계" 지적

구태우 기자공개 2019-05-23 13:12: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2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대형 조선사 중 파생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환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수주의 대부분에 대해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파생상품을 50% 미만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조선 3사는 환율이 오를 때 환차익을 얻기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걸 선호한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통화선도 파생상품은 79억813만 달러(9조4549억원)로 국내 대형 조선사 중 파생상품 규모가 가장 크다. 전년 동기(62억1147만 달러)보다 16억9660만 달러(2조289만원)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의 1분 기 수주 잔고(수주잔량 34.6%)는 13조1172억원이다. 수주 잔고 대비 파생상품(달러 기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달한다. 크로네(NOK)와 위안화(CNY)로 체결한 파생상품 계약까지 합하면 수주 전량에 대해 파생상품을 체결한 셈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계약의 일부만 파생상품을 통해 관리한다.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의 수주 잔고 대비 파생상품 비중은 31.1%, 대우조선해양은 40.8%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조선업이 수주 불황에서 빠져 나오면서 파생상품 규모가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의 파생상품은 전년 동기보다 3조9693억원, 대우조선해양의 파생상품은 3946억원 늘었다.

조선사가 파생상품을 활발하게 이용한 건 2005년 조선업 대호황 때부터다. 국내 조선 3사가 당시 전 세계 수주 물량의 상당수를 싹쓸이할 정도였다. 이 시기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은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수주했다. 수주와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환헤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2008년 환율이 급등했고, 헤지 목적으로 계약한 파생상품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조선사들은 현금흐름위험회피회계를 사용했는데, 파생상품의 공정가치 변동이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2008년 조선사의 파생상품에 공정가치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회계기준을 변경했다. 공정가치위험회피회계에서는 공정가치 변동을 미리 인식해, 파생상품의 손익과 상계하게 된다. 환율 변동이 재무제표상 자본과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장점이다. 조선사는 공정가치위험 회피회계 적용 이후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데 리스크를 덜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과도한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재무적 상황을 오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통화선도 파생상품의 장점도 있지만, 과도한 환헤지는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통화선도 파생상품 계약은 재무상태표의 부채총액을 증가시킨다. 통화선도자산과 확정계약자산은 재무제표상 부채 항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2014년 세무와 회계저널에 게재된 '조선업의 파생상품을 이용한 환위험 관리의 효과성(김정선·심준용·이만우)' 논문에 따르면 파생상품 제거 후 부채비율을 계산할 경우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의 2009년 부채비율은 610.6%였는데, 파생상품 제거 후에는 384%로 하락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는 예전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 파생상품을 제외해도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파생상품을 제외할 경우 1분기 부채비율은 4.9%(부채비율 119.9%) 포인트 가량 낮아진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1867억원, 확정계약 평가손익은 1385억원이다. 481억원의 손실이 1분기 당기순손실(-1026억원)에 반영됐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조선업 환율 변동에 따른 양방향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과도한 환헤지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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