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출신 미래에셋 PB' 향한 러브콜 [thebell note]
김수정 기자공개 2019-05-30 13:30: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한 대형 증권사 지점장이 대우증권 출신 미래에셋대우 PB를 구한다고 했다. 당시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친 이 말의 속뜻을 뒤늦게 알았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업계 관계자들 반응을 종합하면 그 지점장이 필요로 한 건 '상품 영업이 가능한 브로커리지 실력자'다. 방점은 브로커리지에 찍혔다. 내로라하는 증권사들이 여전히 브로커리지 역량이 뛰어난 PB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2년 전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관리자산이 급증한 A증권사는 올해 1분기 자산관리(WM) 부문 순이익이 92% 감소했다. 국내 최초로 은행과의 복합점포를 론칭한 B증권사는 WM 순이익이 10분의 1토막 났다. 국내 최대 규모의 C증권사 역시 WM 순이익이 75% 줄었다. 컨센서스에 10%만 미달해도 '어닝 쇼크'로 구분되니 이들의 실적은 쇼크의 범주에서도 한참 벗어났다.
해당 증권사들이 리테일 영업을 못했다고 할 순 없다. A증권사는 합병 전 13조원대에 불과했던 관리자산이 올해 23조원을 넘었다. B증권사 WM그룹은 관리 자산이 20조원을 돌파했다. C증권사는 리테일 금융상품 잔고가 55조원까지 늘었다. 상품 잔고가 늘었으니 판매 이익도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감소를 상쇄하기에 역부족이었을 뿐이다.
작년 1분기 14조원에 육박했던 증시 거래대금이 9조원대로 줄자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했다. 위탁수수료 경쟁이 과열되면서부터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익성 저하에 대비했다. 금융 상품·서비스 판매로 영토를 확장해 지금의 WM 모델을 구축했다. 하지만 상당수 증권사가 여전히 브로커리지 외엔 수익모델이 빈약하다는 사실이 숫자로 드러났다.
증권사가 브로커리지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가 나온 지 10년이 다 돼 간다. 하지만 이번 WM하우스 어닝 쇼크 사례들을 통해 들여다본 증권가 WM사업 현주소는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형 WM하우스가 거래대금 감소 여파에 맥없이 쓰러진다. 종합 자산관리를 표방하면서도 브로커리지 실력이 뛰어난 PB들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작년 수십억대 고액 연봉을 받아 화제가 된 대형 증권사 PB 중 상당수가 브로커리지 강자로 이름나 있다. 그들은 받아간 인센티브 금액의 몇 배를 회사에 벌어 줬다. 주특기가 브로커리지인 만큼 창출한 수익 중 적지 않은 액수를 위탁매매로 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의 러브콜 대상인 이들의 올해 성적표와 성과급 규모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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