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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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품그룹, 제조-판매 '엇갈린 운명' [코스메틱 주도권 쥔 ODM]①내부거래 축소 불구 한국화장품제조 '고속 성장'…더샘인터내셔날, 국내외법인 전체 적자

전효점 기자공개 2019-05-31 08:29:49

[편집자주]

사드 사태 후 위기를 맞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과 달리 ODM업체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 채널 중심이 이커머스와 H&B스토어로 이동하면서 수많은 중소 브랜드가 생겨난 게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이면에는 ODM 업체들의 지난한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노력도 숨어있다. 화장품 ODM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국내 대표 업체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9일 14: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화장품그룹의 제조 사업과 브랜드 사업 운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엇갈렸다. 중국 수요 축소로 브랜드숍 '더샘'이 타격을 입었지만, 제조 부문은 고객사를 다각화 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제조는 고속성장을 거듭해 3년 만에 매출이 2배로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회복했다. 반면 브랜드숍 '더샘'을 운영하는 더샘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1234억원을 기록하면서 2016년 이후 2개년 연속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화장품 제조부문이 브랜드 손실갭을 메워주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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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품제조, 고객사 700→1600개 확대…그룹 '마지막 희망'

최근 한국화장품제조의 성장은 국내와 중국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폭증에 따라 제조 수요가 늘어난 환경 변화와 맥락을 함께한다. 화장품 브랜드간 경쟁이 가속화됐고, 이는 세계적인 화장품 제조 기반을 갖춘 국내 화장품 ODM 시장을 키우는 기반이 됐다. 2016년 8192개사에 머물던 국내 ODM업체수는 2017년 1만266개사, 지난해 1만2490여개로 4000개 이상 급증했다. 한국화장품제조의 성장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

한국화장품제조는 ODM 업계가 호황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더샘인터내셔날과 한국화장품의 제품 생산을 맡던 계열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샘인터내셔날 제품이 줄고 오히려 외부 제조수요가 늘면서 그룹의 성장동력을 책임진 핵심 계열사로 떠올랐다.

한국화장품제조 매출에서 더샘과 한국화장품 매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5%에서 지난해 37% 대까지 줄었다. 반면 국내외 고객사는 늘었다. 카버코리아와 애경산업 등 몸집 큰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를 중심으로 외부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고객사 확장에 따라 생산품목수도 늘어났다. 2017년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비롯해 700종에 불과하던 생산 제품은 지난해 1600여 종까지 증가했다.

2017년 7억원에 불과하던 수출 매출은 지난해 17억원, 올해는 1분기에만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내수매출은 2017년까지 600억원대 규모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860억원으로 단번에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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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품 제조는 실적 성장에 따라 연구개발비 지출도 늘리고 있다. 2016년 2700억원에 그치던 연구개발비는 2017년 3900억원, 지난해 42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R&D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8건의 신규 특허도 등록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줄어들고 있다. 매출은 2배 이상 늘었지만 매출원가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해 기대치 만큼의 매출총이익을 거두지 못했다. 2016년까지 10% 내외를 오가든 영업이익률은 2017년부터 5% 내외로 반토막났다.

◇더샘인터내셔날, 성장동력 상실

한국화장품그룹은 2010년 한국화장품제조와 한국화장품으로 인적분할한 후 한국화장품 100% 자회사로 더샘인터내셔날을 설립했다. 더샘인터내셔날은 브랜드숍 업계 내에서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2014년 100여개에 불과했던 '더샘' 국내 점포수는 2년여 만에 300여개까지 확대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회수기에 접어들기도 전에 업황 변화를 맞닥뜨려야 했다. 2015년까지 매출 700억원 규모에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적자를 지속하다 2016년 이후로 매출 1400억원, 흑자전환을 달성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듬해부터는 역성장이 지속됐다.

더샘인터내셔날은 2016년 중국 법인(상하이더샘화장품유한공사), 2017년 미국법인(THE SAEM COSMETICS CORP)을 연이어 설립하면서 내수 부진을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메우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해외 법인들은 날개를 펴기도 전에 짐덩어리가 됐다. 태국법인과 미국법인은 작년 매출이 3억원에 불과하고, 2억원 내외 당기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입을 주업으로 하는 중국법인 역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마땅한 성장동력을 상실한 후에도 더샘인터내셔날은 여전히 그룹에서 가장 큰 덩치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 부문이 아무리 약진한다고 해도 더샘인터내셔날의 반등 없이는 한국화장품그룹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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