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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0년 만에 다시 꺼낸 '3D' 콘텐츠 LG유플러스 IPTV 공략 방안…하현회 '아이디어', 올 들어 검토 시작

김장환 기자공개 2019-06-03 08:12:2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1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가 10년만에 '3D'를 화두로 다시 꺼냈다. LG유플러스가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킬러 콘텐츠로 3D를 선택하면서다. LG유플러스는 IPTV 고객 확대 전략 일환으로 무안경 3D 영상 콘텐츠 연구·개발에 나섰다.

IPTV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안경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의 사업 구상안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협업이 필요한 사안이다.

LG전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특수'를 염두에 두고 3D TV 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다가 이듬해부터 PDP 3D TV 판매를 중단하는 등 관련 사업에서 힘을 뺐다. 인기몰이에 실패한 탓이다. 하지만 LG는 5G 시대 도래에 맞춰 3D 콘텐츠로 다시 한번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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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3D TV 구현 모습. 3D 전용 안경을 쓰고 보면 입체로 화면이 나타난다.
(자료: LG전자 홈페이지)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초부터 3D 콘텐츠 관련 연구·개발 절차를 벌이고 있다. 무안경 3D를 재현할 수 있는 장비는 이미 어느 정도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며 기존 콘텐츠의 3D 변환 등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기에 맞는 고효율 디스플레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LG유플러스가 관련 구상안을 꺼내 들게 된 것은 통신속도가 높은 5G 사업 본격화로 IPTV를 통한 무안경 3D TV 콘텐츠 제공이 충분히 가능해졌다고 판단한데 따른 결과다. SK텔레콤이 5G 시대를 맞이해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사업을 꺼내든 것과 비슷한 사안이다.

LG유플러스는 특히 5G 통신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IPTV 가입자 확대가 필수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최근 통신 소비자들은 결합상품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다. 가격 할인 등을 염두에 두고 IPTV와 인터넷, 휴대폰 등 통신사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IPTV 가입자를 최대한 늘리게 되면 5G 통신 사업 성공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8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들여 국내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 가입자로 전환하는 절차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LG유플러스는 사업적으로 다방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헬로 가입자수는 416만명,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수는 364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확대를 위한 무안경 3D 콘텐츠 제공 전략 구상은 지난해 8월 CEO로 올라선 하현회 부회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어 무안경 3D 구현 기술을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도 잘 알고 있는 인사다. LG유플러스가 무안경 3D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관련 패널 개발이 필수적이다.

LG 그룹사 차원에서 보면 무안경 3D TV 사업은 다양한 걸림돌로 인해 과거 적극 밀어붙이지 못했던 사안이다. 구현 기술력 확보도 문제였지만 3D TV 인기가 수면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은 3D TV 판매 마케팅에 적극 나섰지만 시들한 인기에 이를 곧 접었다. LG전자보다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던 삼성전자가 전략을 달리하자 3D TV 시장 자체가 완전히 침체됐다. 당시 선보였던 3D TV는 안경을 써야 하는 구조여서 사용에 불편함이 많았다. 삼성전자는 3D TV 안경을 보다 세련되게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LG유플러스가 무안경 3D TV 구상안을 내놓으면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 전반이 3D TV 사업 전략에 다시 힘을 싣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를 시현할 수 있는 모든 기반이 갖춰지게 되면 무안경 3D 구현이 가능한 G패드나 노트북, 혹은 TV를 신규 고객들에게 제공해 IPTV 가입자를 유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과거에도 IPTV 신규 가입자들에게 집전화로 활용할 수 있는 G패드를 제공한 적이 있다. 이를 보면 LG유플러스의 이번 구상안은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LG전자와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현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에서 과거 IT사업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경험을 바탕으로 3D TV를 LG유플러스 사업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고 그룹, LG전자 등과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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