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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1Q 부진 뒤집을 카드 ‘RBC비율·유병자' [보험경영분석] RPA 확대 통한 재무건전성 지속 관리·퍼플오션 공략 주력

최은수 기자공개 2019-06-05 10:21:41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3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달성한 현대해상이 RBC비율을 전년 동기 대비 50%포인트 가까이 제고한 데 힘입어 2분기 도약을 준비중이다. 업무 자동화 솔루션(RPA) 도입을 확대해 사업비를 절감을 통한 재무건전성을 계속 높이면서 장기보험 중 퍼플오션인 유병자 상품 드라이브로 실적 회복에 나선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73억원으로 전년 동기(1060억원) 대비 27.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급감은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현대해상의 올 1분기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95.5%로 전년 동기 91.3%에 견줘 4.2%포인트 올랐다. 위험손해율은 보험사가 사업비(영업비용)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위험 보장만을 위해 거둬들인 보험료 중 실제 지급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현대해상2

자산운용은 수익률(투자이익률)이 저금리 기조 속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5%에서 올 1분기에는 3.3%로 0.2%포인트 감소했다. 투자이익률 하락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됐고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국고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보험사들은 이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많이 하는데 지속적인 금리 하락에 유탄을 맞은 셈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 하락은 투자수익률 부진과 장기 위험손해율 관리가 우려돼 장기 인보험 출혈경쟁을 자제한 영향이 컸는데 5월부터는 어린이보험과 간편보험 등에서 실적이 다시 늘고 있다"며 "더불어 보험업계 대표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매우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말 현대해상의 지급여력비율은 227.0%로 전년 동기(178.0%)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분기만 해도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금감원 권고수준(150%)은 넘었으나 손보사 평균(14개 손해보험사 기준, 199.95%)에 미치지 못했다. 손해보험 빅4로 분류되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RBC비율은 보험업계 대표적인 재무건전성지표다.

현대해상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보험에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사업비 절감을 한 것도 재무건전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대해상은 RPA를 16개 부서에 △대인보상 치료비 지급 △지로 수납 업데이트 △소송진행건 변론기일 확인 등 총 26개 업무를 도입함에 따라 연 5만5000시간의 업무시간을 절약했다. 현대해상은 하반기에 RPA 2차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자회사에도 이를 적용해 디지털 혁신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이같은 RBC비율 상승을 토대로 2분기 장기 인보험 영업 드라이브를 펼쳤다. 다만 과도한 출혈경쟁이 이뤄지는 격전지 암과 치매보험 시장은 피하고 고령·유병자 보험상품의 인수기준을 완화하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5월부터 17일까지 질병 발병률이 높은 고령층을 주 타깃으로 한 '5069효도플랜' 판매에 주력했다. 이는 유병자 보험 시장이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퍼플오션으로 손꼽힌 때문이다. 타 손해보험사들이 2분기에도 암보험과 치매보험 보장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영업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통상 우리나라 50세 이상 보험 기가입자의 경우 보장이 부족하다 느껴 추가 가입 니즈가 큰 편이다. 삼성생명이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간 사망보험금 지급 내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1인당 2926만원으로 미국의 1억4000만원, 일본의 1억1000만원에 비해 현저히 작았다. 보장수준은 선진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50세 이상, 기존 병력이 있는 가입자를 대개 손해율을 많이 높이는 가입자인 위험체로 간주하곤 한다. 위험체는 표준체(정상통계 범주에 있는 가입자)보다 보험 가입 시 더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인수 정책에 따라 위험체 가입을 거절하는 보험사들도 적지 않다.

현대해상은 올 2분기 이 틈새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은 5069효도플랜에서 69세까지 유병자 고객을 위험체가 아닌 표준체로 삼아 자율 인수할 수 있도록 인수기준을 완화했다. 특히 현대해상은 5월 한달 간 해당 고객들에게 뇌혈관과 허혈성심질환, 2대 수술과 관련해 각각 보장한도를 1000만원까지 확대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시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위험체 인수 완화 지침은 암과 치매로 요약되는 장기 인보험 레드오션을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의 시장을 만드는 퍼플오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며 "RBC비율 또한 빠르게 안정세로 돌입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포석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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