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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을 움직이는 사람들]강력한 맨파워·팀플레이…젊은피 4세대 주목④2,3세대 노하우·경험 집약…미래 책임질 '기둥'

김혜란 기자공개 2019-06-10 08:04:49

[편집자주]

1973년 설립된 김·장 법률사무소는 명실상부 국내 1위 로펌이다. 미국 로펌의 한국식 모델을 국내 처음 도입한 김영무 대표 변호사는 초기부터 기업 자문 부문에 주력했다. 이후 김앤장의 기업 자문 그룹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진화를 거듭했다. '1세대' 창업자 그룹과 1970~1980년대 외자 유치에 공을 세운 2세대가 초창기 김앤장의 기반을 닦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M&A팀의 중심인 3세대, 그 뒤를 잇는 4세대까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 변호사들은 꾸준히 M&A(인수·합병) 법률 자문 분야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저력이 강력한 맨파워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1990년을 전후로 변호사 생활을 처음 시작해 국내 M&A 역사의 산증인인 2세대 변호사들이 여전히 김앤장 M&A팀의 주축으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M&A그룹의 역량을 고루 끌어올리고 풍부한 인력풀을 유지한다는 게 김앤장의 지상 과제이자 목표다.

4세대 변호사들은 1990년대부터 M&A시장에서 활약한 베테랑 '대선배'들로부터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주로 2000년대 중·후반 김앤장에 합류한 40대 초반, 10~15년 차 안팎의 시니어 변호사다. 현재 M&A팀의 중요한 한 축으로 3세대 선배들에겐 가장 믿음직한 후배들이고, 10년 차 미만 주니어 변호사들에겐 에이스급 선배들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사법연수원 33기 동기이자, 2007년 김앤장 입사 동기인 김지평, 이수경, 이영민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완석, 정연박(이상 35기), 박병권(36기) 최병민(38기), 김태오(39기) 변호사 등도 M&A전문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4세대' 이영민·이수경·김지평…다수 랜드마크 딜 참여

김앤장에는 '멘토링' 제도가 있다. 사법연수원을 마친 변호사가 김앤장에 입사하면 1년 차 변호사들에게 '멘토'를 붙여준다. 4세대 변호사들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이들 선배 멘토의 역할이 컸다.

이영민 변호사는 1년차였던 2007년 두산 밥캣 거래에 관여하게 된다. 당시 그의 멘토였던 정재훈(26기) 변호사가 두산 밥캣 딜을 총괄했는데, 두산 측을 대리하기 위해 구성한 태스크포스(TF·taskforce)에 신참이었던 이영민 변호사를 포함시켰다. 이후 그는 M&A전문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2016년 김진오(26기) 변호사가 진두지휘했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거래(9조4000억원 규모)에 관여하는 등 다수의 랜드마크 딜에 참여하며 실력을 쌓았다.

김지평 이수경이영민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지평, 이수경, 이영민 변호사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수경 변호사는 2014년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 LLP) 법률사무소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M&A 자문 업무에 뛰어들었다. 이경윤(24기) 변호사를 도와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약 20조원) 거래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지난해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2조9600억원) 등 굵직굵직한 거래에 연이어 참여하고 있다.

김완석 변호사의 경우 한앤컴퍼니 관련 다수의 딜에 법률 자문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한앤컴퍼니의 SK해운 인수(1조5000억원) 거래를 비롯해 권윤구(30기) 변호사와 일해본 경험이 많다. 다수의 딜을 함께 하며 가장 가까이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김태오 변호사도 지난해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매각, 한온시스템의 캐나다 마그마인터내셔널 유압제어 사업부 인수(약1조4000억원) 등 굵직굵직한 M&A를 성사시켰는데, 모두 선배 임신권(30기) 변호사와 함께였다.

◇'후배 양성' 힘쓰는 문화…실력있는 M&A전문 변호사 배출

김앤장 M&A 그룹은 자문을 수임할 때마다 TF를 구성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4세대 변호사들은 2, 3세대 변호사들이 수임해 주도하는 딜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고참 M&A 전문 변호사는 "M&A 팀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후배들을 고루 기용하게 된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M&A 자문 부문에 두각을 보이는 후배들이 생기고, 자주 부름을 받게 되는 이들이 M&A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엔 업무적으로 신뢰 관계가 쌓인 사이, 이른바 '케미'가 잘 맞는 선후배가 팀을 꾸리게 된다.

4세대 변호사들은 언제, 무엇을 물어봐도 바로 답을 주는 '도서관' 같은 선배들 덕분에 업무 중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2세대(노영재, 박종구, 고창현, 허영만) 변호사들은 이 분야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후배들이 M&A 업무를 처리하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관련 법령이나 과거 자신의 경험에 대해 설명해주며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4세대 한 변호사는 "딜을 진행하다가 잘 모르는 이슈가 생기면 주변 선배들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사내 메일을 보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묻는다"며 "선배들이 본인이 관여하는 딜이 아니더라도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는데 이런 조직 문화가 김앤장 M&A그룹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병권 변호사의 경우 지배구조 문제와 다양한 M&A 딜에서 발군의 실력을 뽑낸 김앤장의 '브레인'이다. 조현덕 변호사와 함께 국내 대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경영권 분쟁 등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복잡한 사안에서도 다년간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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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완석, 정연박, 박병권, 최병민, 김태오 변호사

◇완벽한 '팀플레이'가 최대 경쟁력

M&A 과정에서 변호사들의 역할은 거래구조를 짜는데서 시작한다. 거래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M&A경험이 많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유리하다. 단순히 법률적 문제만 알아선 안 되고 세금과 HR(인적 자원) 이슈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딜 구조 설계는 주로 연차가 높은 시니어 파트너(Partner) 변호사가 맡는다.

그 다음은 실사다. 대형 거래의 경우 실사 팀은 보통 7명에서 많으면 15명까지 꾸려진다. 이들 '실사원'들은 보통 1년 차~3년 차 변호사들이 맡게 된다. 5~6년 차 변호사들은 실사 일정에 맞춰 자료를 취합해 정리하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니어 변호사들과 상의하는 '코디'의 역할을 담당한다. 실사 과정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건 10년 차 전후 선배들이다. 이들이 완성한 실사 등 자료를 토대로 시니어 변호사들이 협상전략을 짠다.

이처럼 M&A 조직은 유기적 협업 체계로 돌아간다. 김앤장 M&A 그룹을 움직이는 인물을 어느 한두 명에 특정할 수 없다고 김앤장 변호사들은 입을 모은다. 초기에 실사원들이 중요한 이슈를 놓치거나 코디가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앤장의 한 변호사는 "M&A자문 업무는 철저히 팀플레이로 이뤄지기 때문에 몇몇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10년~15년 차 중간급 인재풀이 중심이 된 팀플레이가 김앤장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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