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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현대·태영·두산건설, 사외이사 유효기간 언제까지?6년 초과 장기재직자 보유…현대산업개발 분할 덕에 준수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10 09:41:30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외이사는 회사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등기임원으로 외부 인물이 선임된다. 내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하며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는 기업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사와 일부 기업에서는 사외이사의 연임을 허용하지만 임기가 6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권력화를 막고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국내 상장 건설사 대부분도 임기가 6년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태영건설, 두산건설은 장기간 사외이사와 인연을 쌓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이뤄진 법인 분할 덕분에 장기재직 사외이사가 없는 것처럼 나왔다.

◇현대건설, 시평 10위 내 유일한 '미준수'…HDC현대산업개발 분할 덕 준수

작년 토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 중 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이사회 부문의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를 준수하지 못한 곳은 현대건설뿐이다. 현대건설의 현재 사외이사는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서치호 콘크리트산업발전포럼 대표, 박성득 리인터내셔널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영기 세무법인 티엔피 대표이사 4명이다.

이 중 신 교수와 서 대표는 각각 8년 4개월째 사외이사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해당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보고서 본문에 신 교수의 장기재직 사유로 "법률분야 전문가로서 건설업 및 공정거래 관련 의사결정에 크게 공헌함"이라고 적었다. 서 대표의 경우 "건축분야 전문가로서 건설기술 및 산업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크게 공헌함"이라고 기재했다. 현대건설은 두 명 모두 매년 거래소에 제출하는 '사외이사 자격요건 확인서'를 통해 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와 서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임기를 다 채우면 9년을 사외이사로 재직하게 된다. 두 명이 내년 3월 사외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현대건설이 내년에도 해당 항목을 준수하지 못할 수 있다. 박 변호사 때문이다. 그는 현재 5년 4개월째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박 변호사가 내년 주총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지 않는 한 현대건설은 내년에도 6년 초과 재직 사외이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건설의 사외이사 운영은 같은 그룹 계열사와 비교해도 뒤처진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3월경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장 6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는 경영체제의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며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상장 건설사,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여부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평 10위 내 상장 건설사들은 모두 임기가 6년을 초과한 사외이사가 없었다. 삼성물산의 경우 가장 오랜 기간 재직한 사외이사는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 참여정부 시기 청와대 노동비서관을 지낸 권재철 수원대 고용서비스대학원 석좌교수다. 두 명 모두 2014년 8월 선임됐고,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두 명 중 한 명이라도 내년에 중임하게 되면 삼성물산은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대림산업의 사외이사는 5명인데 가장 오래 재직한 인물은 한준호 삼천리 회장이다. 그는 2015년 3월 최초 선임됐고 임기만료는 2021년 3월이다. 대우건설은 사외이사가 4명인데 모두 재직기간이 3년 이하다.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이 2016년 8월 선임돼 가장 오래 근무한 사외이사다. 윤광림 에이치산업 대표, 이혁 리앤리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규윤 전 금융감독원 국장은 모두 2017년 3월 선임됐다. GS건설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 한재훈 전 LS산전 대표, 김경식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김진배 고려대 경영대 교수 모두 재직기간이 2년 미만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준수하기는 했지만, 법인 분할 덕분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외이사는 4명인데 이 중 대검찰청 차장 검사를 지낸 박용석 광장 변호사가 있다. 그는 2012년 3월 현대산업개발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 후 HDC그룹이 현대산업개발을 작년 5월에 HDC와 HDC현대산업개발로 분리했다. 이에 따라 당시 박 변호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됐고 현재까지 1년 1개월 근무한 것으로 됐다. 하지만 최초 선임 당시부터 따지면 재직기간은 6년을 넘는다.

◇태영·두산건설,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1명씩 보유

시평 10위 밖 상장 건설사 중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을 대부분 지켰다. 코오롱글로벌과 IS동서,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한진중공업 모두 준수했다. 태영건설과 두산건설 두 곳이 준수하지 못했다.

태영건설은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낸 김명섭 광교세무법인 고문 세무사로 인해 해당 항목을 이행하지 못했다. 김 세무사는 2012년 3월 태영건설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 후 7년간 태영건설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라 태영건설은 내년에도 해당 항목을 준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태영건설은 김 세무사의 장기재직 사유에 대해 " 회계·재무전문가로서 감사위원장 역임 중"이라고 간단하게 기재했다.

두산건설은 최종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장기재직 중이다. 그는 현재 6년 2개월째 두산건설의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산건설은 최 교수의 장기재직 사유에 대해 "행정 분야 전문가로서 경제, 산업, 국제 정세 등 여러 현안에 폭넓은 식견을 보유해 경영상 의사결정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연임을 결정"이라고 적었다. 최 교수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로 두산건설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에 가위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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