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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앤텔, '高금리·자회사 담보'까지…생존 배수진 [오너십 시프트]②CB 60억 조달 '만기 이자율 10%', 베트남법인 경영권 올인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10 08:22:0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래 정지 중인 코스닥 상장사 '피앤텔'이 부활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당장 부족한 운용자금을 메우려고 급하게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거래가 정지된 상장사에 돈을 댈 투자자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피앤텔은 사실상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썼다. 고금리는 물론 알짜 해외법인 경영권까지 내놨다. 배수의 진을 친 모양새다.

피앤텔은 지난 달 말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6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6회차)를 발행했다. 투자회사인 '케이디에이홀딩스'가 단독으로 CB를 취득했다.

피앤텔은 일련의 경영권 분쟁과 전 경영진의 횡령 혐의, 실적 부진 여파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본업인 무선 헤드셋 사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2016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 289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7년과 지난해 모두 170억원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영업손실도 3년 연속 이어지면서 누적 적자액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밑천 삼아 재투자에 나서는 자금 선순환이 막히자 결국 부족한 운전자본을 외부 차입금으로 메웠다. 다만 지난해 외부감사 의결 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자 차입 창구마저 막힐 위기에 처했다.

이에 피앤텔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마지막 자금줄을 확보한 형국이다. 이번에 발행한 6회차 CB가 그 결과물이다. CB 발행 조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금리'와 '담보'다.

피앤텔

CB의 표면 이자율은 6%에 달한다. 여기에 만기 이자율은 10%다. 시중 금리를 감안하더라도 이자 비용 부담이 2~3배 더 크다는 분석이다. 거래 정지 상태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최대치의 이자 수익을 보장해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만기 보장 수익률에 따라 피앤텔은 5년 뒤 투자자 측에 권면금액의 161%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투자자 측은 담보물도 확보하고 있다. 피앤텔은 CB를 발행하면서 케이디에이홀딩스에 베트남 현지법인 'ZOEY'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피앤텔이 직접 들고 있는 지분과 100% 자회사를 통해 우회 소유하고 있는 보유분까지 총 99.91%의 주식이 담보 대상이다.

베트남법인은 피앤텔이 갖고 있는 유형 자산 중 가장 알짜다. 무선 통신 단말기 부품을 만들고 있는 베트남법인은 현지 제조 사업 호황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145억원의 매출과 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돈을 버는 알짜 자회사의 경영권까지 맡기고 돈을 빌린 셈이다.

업계는 새로운 백기사를 최대주주로 유치한 피앤텔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기업 회생을 위한 배수의 진을 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년간의 상장 폐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피앤텔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 조속한 정상화의 첫단추로 피앤텔과 경영진 모두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는 평가다.

피앤텔 관계자는 "CB 투자자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자금을 유치했다"며 "수익성 개선도 필요한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다양한 방안 또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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